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1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만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안에 대해 "완전하게 제로(원점)의 상태에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최대집 회장과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나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며 "회장은 이 상황을 책임지고 정리하겠노라고 말씀하셨고, 젊은 의사들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만남은 한 의장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의협은 4대 의료정책인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급여화, 비대면치료 육성 사업의 철회와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며 오는 7일부터 3차 무기한 파업을 예고했다.
한 의장은 "입법적 과정에 놓인 문제가 있으니 좀 열린 마음으로 얘기하자고 했다. 법안이 만들어지기 전에 국회 내 특위나 협의체를 통해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하다"며 "국회 내 논의기구를 만들어서 빨리 논의하자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했다.
그는 "상호 간 논의를 이어갈 수 있고 조속히 국민이 안심하도록 의료진이 환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며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에 대해서는 회장께서 내부 정리를 하신 다음에 저희에게 연락을 주시기로 하셨다. 이에 제가 좀 (의견 제안을) 빨리해주십사 말씀드렸다"고 했다.
최대집 회장은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 등은 입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으면 정부가 아무리 추진해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국회와 이 두 문제를 주로 이야기하기로 했다"며 "입법적으로 보완되지 않으면 정책을 시행할 수 없으니 여당과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오늘 얼마 만큼 서로 진정성을 갖고 전향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최 회장은 "문제 층위가 다 다르고 복잡하다. 첩약급여 시범사업은 완전 폐기를 주장하는 사업이라 원점재검토 대상은 아니다"며 "오늘 합의에 이른 부분은 없지만 의견들을 충분히 나눴다. 이제는 국회와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자리에 함께한 신현영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일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 의장은 곧이어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과 만나 해결 방법을 찾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 의장은 "최종적으로 최 회장이 최종 문구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 회장이 책임을 가지고 합의하겠다는 결단을 보여준다면 국회는 열려 있다. 대전협 젊은 의사들에게는 좀 더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 제안했다"고 했다.
당 차원에서 '원점 재검토'를 명문화할 가능성에는 "그런 뜻을 담은 단어는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작은 단어 하나하나에 구애받지 않고 국회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특위를 꾸릴 것"이라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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