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14일(현지시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라고 외신이 13일 보도했다. 백악관 핵심 인사들은 앞으로 10일 안에 백신을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필요한 당국의 심사절차가 마무리된 데 따른 것이다. CNN방송은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전날 결정한 백신 사용 권고를 이날 수용했다고 전했다.
FDA는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가 지난 10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하자 이튿날인 11일 이를 수용했다.
CDC의 ACIP는 12일 11대 0의 찬성으로 “16세 이상 미국인이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정했고, 레드필드 국장은 이날 이를 수용한 것이다.
화이자 미시간주 공장에서 생산된 백신이 미 전역으로 배포하는 수송작업도 시작됐다.
290만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첫 백신은 16일까지 미 전역에 배포된다. 14일부터 첫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여기에는 백악관 고위당국자들도 포함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날 미시간주 포티지에 있는 화이자 공장에서 첫 백신을 실은 트럭이 공장을 출발했다. 마스크를 쓴 공장 직원들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첫 선적분을 포장하기 시작했고, 첫 포장분이 트럭에 실리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오전 8시29분 백신을 실은 3대의 트럭이 방탄복을 입은 보안요원의 호위를 받으며 공장을 떠났다.
189개 백신 용기에 실려 공장을 출발한 첫 백신 출하분은 14일까지 항공기 등을 이용해 미 전역으로 옮겨진다. 14일에도 이 공장에서 생산된 백신이 출하된다.
첫 백신은 64곳의 주(州)와 미국령, 주요 대도시, 그리고 5개 연방기관으로 배송된다. 지역별 물량은 각 주의 성인 인구를 기준으로 할당됐다.
14일 145곳을 시작으로, 15일 425곳, 16일 66곳 등 영하 70도의 온도에서 보관될 수 있는 유통센터로 배달된다. 이어 3주 내 투여될 수 있도록 주가 지정한 백신 접종소로 옮겨진다.
290만명 분량인 1차 백신은 주별 결정사항이긴 하지만 의사, 간호사 등 보건종사자와 요양원 거주자 및 직원이 우선 접종 대상이 될 전망이다.
스티브 한 FDA 국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이르면 14일 백신이 처음으로 투여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접종)이 매우 신속하게, 내일 일어나기 바라는 게 내 희망”이라고 말했다.
몬세프 슬라위 백악관 백신개발 책임자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내년 1분기까지 1억명의 미국인이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1621만여명, 사망자는 29만9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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