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은 너무 잘해서 별로 질문이 없으신가요?”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온·오프라인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 질문 대신 정치 분야 질문이 이어지자 만면에 미소를 활짝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직후 화상으로 연결된 기자가 서울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한 방역대책 미비 및 과밀수용 문제를 지적하자 곧바로 표정이 어두워졌다.
문 대통령은 “집단수용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이 꽤 있었는데, 동부구치소의 집단감염의 경우에는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시설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더욱 엄중하게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방역당국이 이미 국민에게 사과드린 바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교정시설의 특수성을 언급하며 “확진자가 발생하면 구속돼 있는 수감자 신분이라 쉽게 민간병원으로, 일반병원으로 격리한다거나 생활치료시설로 격리하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또 “자체 시설 내에서 격리조치 취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다보니 대규모 확산으로 번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좀 더 비상한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구치소나 교정시설이 정원을 초과해서 과밀한 상황이라는 것이 드러났고, 시설 내에서 층별로 격리를 하는 방식으로는 확산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보다 조기에 확진된 사람들과 접촉자들, 보다 안전한 분들을 확실히 분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교훈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질문받은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 해소 대책에 대해선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교정시설 과밀화 문제는 교정시설 집단감염으로 처음 드러난 사실이 아니다. 문재인정부 첫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상기 법무장관 시절부터 개선을 추진해왔으나, 정부는 여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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