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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코로나 마루타냐’던 장경태 “백신 못 믿겠다면 내가 맞겠다”

입력 : 2021-02-24 10:55:14 수정 : 2021-02-24 10: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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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백신 대통령 1호 접종’ 野 요구에…
與의원들 “文 대신 내가 맞겠다” 릴레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접종’ 공방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내가 맞겠다”고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 야당의 문 대통령 백신 1호 접종 요구에 맞서 백신 불안감을 조장하지 말라며 팔을 걷어붙인 것인데, 이 중에는 불과 한 달 전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백신 추정 주사”라며 불신을 드러냈던 장경태 의원도 포함돼 있다.

 

장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백신은 정쟁용이 아니다”라며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백신 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나 백신을 믿지 못하겠다면 저라도 나서서 먼저 맞겠다. 언제라도 소매 걷고 준비하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팔_걷었습니다’, ‘불신_대신_백신’, ‘vaccine_4_all’, ‘백신은_과학’ 등 해시태그를 달았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 해당 글은 안전성을 의심하던 한 달 전과 비교해 입장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장 의원은 지난달 8일 페이스북에 백신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완벽하게 검증받지 못한 백신 추정 주사를 국민에게 주입하자고 한다. 사실상 국민을 ‘코로나 마루타’로 삼자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또 장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온 국민이 노력해 이룩한 K방역의 성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는커녕, 무작정 백신주사부터 놓자는 무모한 발상”이라면서 “국민의힘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국민의 노력을 고작 실험용으로 폄하하는 불순한 발상부터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의료목적이라 주장했던 일본 731부대의 망령이 현재의 대한민국에 부활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백신 수급을 서둘러야 한다는 야당 주장을 일본 제국주의에 빗대기도 했다. 731부대는 일제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주둔시켰던 세균전 부대로, 1936년부터 1945년 패망하기까지 전쟁포로 등 이른바 ‘마루타’로 명명한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인체실험을 벌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여당에서는 장 의원 외에도 같은 당 고민정, 김용민, 이소영, 이재정, 이탄희, 홍정희 의원 등이 먼저 AZ백신을 맞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실험대상’ 발언으로 백신 논란을 촉발한 정청래 의원도 논쟁을 벌여온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백신을 같이 맞자”고 제안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백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솔선수범해 먼저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원수가 실험대상이냐”고 발언하면서 백신 1호 접종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가열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 대신 맞겠다’라며 백신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릴레이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AZ백신 접종을 앞두고 정치권이 ‘실험대상’이라고 언급해 백신 불안감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2일 문 대통령의 1호 접종 공방에 대해 “예방접종을 진행하는 것은 이미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과 효과성이 확인된 허가를 받은 백신을 접종한다”며 “누구든 실험대상이 아니다.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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