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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만원 빌려준다고 해서”… ‘성착취 영상 담보대출’ 사기

입력 : 2021-03-11 20:06:46 수정 : 2021-03-11 21: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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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건네받자 돈 안주고 잠적
피해자, 일하는 가게 사장에 상담
“되레 성폭행 당해”… 경찰, 수사

“영상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건 아닌지… 가족이나 지인들이 볼까봐 두려워요.”

 

1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만난 대학생 A(22·여)씨는 어딘가에 쫓기듯 불안한 모습이었다. 이달 초 개인 사정으로 돈이 필요했던 그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알아봤지만 마땅한 데를 찾을 수 없었다. 다급해서 평소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놨더니 대출업을 한다는 B씨를 소개해줬다. 

 

B씨는 A씨에게 ‘동영상 대출’을 제안했다. A씨가 영상을 찍어 보내면, 그 영상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는 것이었다. 나체나 자위, 성관계 등 수위에 따라 대출 금액도 달랐다. 돈을 마련할 별다른 방법이 없던 A씨는 “돈을 갚으면 영상을 지워주겠다”는 말에 결국 지난 3일 영상을 찍어 보냈다. 그러나 바로 200만원을 보내준다던 B씨는 영상을 받은 뒤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영상이 퍼질까 두려웠던 A씨는 혼자 고민을 하다 아르바이트하던 업체의 사장 C씨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다. 그러자 C씨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영상을 봐야 한다”면서 영상을 본 뒤 A씨를 도와주기는커녕 성폭행했다. 

 

A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영상이 퍼지고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사장은 가족들의 연락처도 알고 있어 보복할까 봐 무섭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B씨와 C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나체·성관계 영상 등을 유포한 사건은 많지만, 대출을 미끼로 영상을 요구한 사건은 드물다”고 전했다. 

 

이종민·구현모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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