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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앞둔 인류, 나가야 할 길 탐구

입력 : 2021-03-20 03:00:00 수정 : 2021-03-20 0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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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후 인류의 미래’
기술 통해 미래 문명 설계 꿈꿔
인간·기술 중심 사고 전환 필요
함께 ‘지구 대가정’ 만들어 가야

‘인공지능과 흙’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오늘
불안감은 상상·현실 괴리 때문
철학·고전 통해 문제 대안 찾아
2035년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의 대결을 그린 영화 ‘아이, 로봇’(2004년작)의 한 장면. 영화 속 신형 로봇 모델인 ‘써니’는 높은 지능을 바탕으로 인간을 공격하고 인간 사회를 통제하려 한다. 유튜브 캡처

AI 이후 인류의 미래/진저우잉/이용빈 옮김/시크릿하우스/2만8000원

 

인공지능과 흙/김동훈/민음사/1만8000원

 

인류는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기술은 지금까지 인류의 문명을 뒤바꿔온 어떤 기술보다도 혁신적이며 현실화하면 우리의 삶은 송두리째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변화가 일상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인류는 앞으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설 것이다.

인간은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계속해서 지구를 지배하는 종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30여년 후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고, 로봇이 이를 통해 진화할 경우 그들의 지위가 인간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커즈와일은 그럴 경우 인공지능 로봇이 지구를 지배하는 새로운 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티븐 호킹 역시 기술이 궁극적으로 미래의 자아인식을 만들어내고 인류를 대체할 것으로 보았다. 그는 기술이 집약된 인조물의 능력이 인류를 현격히 초월하게 될 때 오히려 인류를 통제하거나 멸망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호킹은 과학자와 기업가들을 모아 이 같은 잠재적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연구와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개서한을 작성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와 준비가 인류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고 잇달아 경고한 것이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책 ‘AI 이후 인류의 미래’는 다가올 미래를, ‘인공지능과 흙’은 지나온 과거를 되짚으며 변화에 대처할 방법을 탐구했다. 신종 바이러스 창궐, 지구 온난화, 생태계 파괴 등 자연환경 위기와 빈부 격차, 교육, 전쟁과 테러 등 인문·사회 환경의 위기 속에서 두 책은 인공지능 시대를 앞둔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진저우잉/이용빈 옮김/시크릿하우스/2만8000원

‘AI 이후 인류의 미래’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기술 미래학자인 진저우잉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인류 발전 모델의 전환과 미래 문명의 설계를 꿈꾼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하게 미래에 대한 우려와 예측만을 적지 않았다. 인류가 인간 또는 기술 중심의 사고를 버리고 지금까지의 생활양식을 전면적으로 전환함으로써 선진적 문명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야말로 진저우잉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그는 인류가 다 함께 ‘지구 대가정(Global Family)’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각국이 하나의 세계 속에서 운명 공동체로 공존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분투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기술의 혁신은 인류의 진화 속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무한한 기회임과 동시에 윤리적·도덕적 문제들을 안겨주었고 기술 집약의 산물들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진저우잉 교수는 조만간 우리가 인간 중심 시대에서 벗어나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간-기계 문명’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류의 미래는 과학 기술의 진보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문명은 인류의 사상, 세계관, 가치관 등이 기술과 접목될 때 이뤄진다. 따라서 선진적 문명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개체의 지식, 지혜, 지능 향상뿐 아니라 인성의 정화와 인류 전체의 발전을 위한 의식을 강화하고 전승해야 한다. 인류의 올바른 염원과 긍정적인 에너지에 기초한 대뇌 사유 없이 기술 발전만으로 인류는 진화할 수 없다.

김동훈/민음사/1만8000원

이를 위해 책 ‘인공지능과 흙’은 인공지능 시대의 대비책으로 인문학을 강조한다. 서양고전학자, 철학자, 인문학자인 저자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은 상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를 쓰면서도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현실감각을 잊어버리게 되는 금융자본주의 구조가 대표적이다.

책은 인류의 과거를 통해 상상과 현실화의 문제를 짚어내고, 철학과 고전을 통해 당면한 미래의 문제들의 대안을 찾는다. 고대의 상상은 지금도 유효하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황금비서’는 살아있는 소녀들과 똑같아 보였는데 감정을 지닌 지능, 음성, 힘이 장착되어 있다고 묘사돼있다. 고대인들은 이미 인공지능 로봇 구상을 마친 것이다. 심지어 호메로스는 황금비서가 불멸의 신들에게 작품도 배워 알고 있다면서 머신러닝과 딥러닝에 대한 상상의 실마리까지 언급한다. 에코 신화와 인공지능 스피커, 네로의 황금 궁전과 증강현실, 이카로스 신화와 사이보그의 공진화 문제, 헤파이토스의 날아다니는 삼발이와 자율주행 및 플라잉카 등 신화를 통해 인류는 이미 미래와 만나왔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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