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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환 5번 만에 출두한 이성윤, 기소 피하려는 꼼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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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19 23:48:40 수정 : 2021-04-19 23: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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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4차례나 수원지검 소환에 불응하다가 지난 17일 뒤늦게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황제 조사’를 받고 사건이 검찰로 재이첩된 뒤에도 소환에 불응하더니 기소 방침이 흘러나오자 부랴부랴 나온 것이다. 법을 집행하는 검찰 고위 간부로서 법 절차를 무시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시간을 끌어 기소를 늦추고, 청와대에는 무혐의를 알려 검찰총장 후보자 낙점의 명분을 주려는 꼼수 아닌가.

이 지검장은 변호인을 통해 낸 A4용지 6장 분량의 입장문에서 “외압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기소 가능성 보도가 나온 건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소환 거부 이유로 “사건 배당과정 및 수사 방향, 계속적인 언론 유출 등을 이유로 조사가 검사들 간의 내부 다툼으로 해석되기도 했다”고 적었다. 뒤늦게 관련 검사들과 대질신문을 요구하기도 했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을 폄훼하고 내분을 유도하는 언급을 한 것은 볼썽사납다. 이 사건의 공익신고자는 “본인에게 불리한 사실 관계는 쏙 빼놓은 입장문”이라고 지적했다. 수원지검은 “수사 대상자의 일방적 주장이므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수사팀은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회의 직후 기소할 예정이고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자신했다.

이 지검장은 대학 선배인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친정권 호남 인맥’의 대표적 인물로 승승장구했다. 그동안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채널A 사건 등 정권과 관련된 수사를 틀어막거나 뭉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정권의 눈엣가시였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는 데도 적극 협력한 바 있다. 법치를 농락했다는 비판이 거센 이유다.

검찰총장은 권력에 휘둘리거나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자리가 돼선 안 된다. 이 지검장이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법치에 대한 모독이다. 그럼에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총장 인선을 서두르겠다던 당초 약속을 어기고 총장 후보추천위 회의 개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다가 그를 총장 후보자로 제청할 궁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지울 수없다. 국민을 바보로 여기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검사 자격마저 의심받는 이 지검장은 속히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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