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윤호중 의원의 뒤를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정청래 의원이 19일 “제가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합니까”라고 항변했다.
정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청래 법사위원장설에 대한 정청래 생각’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언론 보도를 보고 있노라면 살포시 웃음이 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강경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 인사로 꼽히는 정 의원이 각종 법안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으로 유력히 거론된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여야 관계가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에 정 의원이 SNS 글로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정청래는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안 된다는 국회법이라도 있나”라며 “사실 국회는 고요한데 정치권 어디에서 술렁인다는 말이냐, 언론만 술렁술렁하나”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제가 법사위원장이 되면 언론개혁 할까봐 두렵나”라고도 되물었다.
정 의원은 또 “제가 법사위원장이 되면 국민의힘이 많이 손해를 보느냐”며 “민주당에서 순리적으로 결정하면 될 일이지 언론과 국민의힘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언론과 국민의힘이 (남의 당 일에) 내정간섭하는 것과 뭐가 다르나”라며 “저는 당의 결정을 존중하겠다. 저는 항상 선당후사했다. 당에서 하라면 하는 거고 하지 말라면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저는 피하지 않겠다고 (당에) 이미 말씀드렸다”며 “손들고 ‘저요, 저요’ 하지도 않지만 어려운 길 피하지도 않는다. 하도 언론이 호들갑이라서 한말씀 드렸다”고도 적었다.
야당에서는 외려 정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되는 걸 환영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야당 법사위원으로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기대한다”며 “국민의힘이 손해 볼 것 같지 않아서”라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윤호중 전임 법사위원장은 ‘야당 법사위 간사 교체’라는 군사정권 여당도 한 적 없는 요구를 했고, 신문 기자 출신 야당 의원에겐 ‘지라시 만들던 버릇’,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에겐 ‘쓰레기’ 등 막말을 퍼부었다”며 “막말 측면만 봐도 정 의원은 후임으로서 ‘적격’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정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되면 “아직은 힘없는 국민의힘에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야당 법사위원인 같은 당 유상범 의원도 정 의원의 글을 올린 뒤 “환영합니다”라며 “국민의힘이 정 의원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고 일침을 놨다. 국민의힘 김근식 서울송파병당협위원장은 “정 의원이 법사위원장 맡으면 하늘이 무너지는 게 아니다. 국민의 억장이 무너진다”며 “국민의 매를 맞고도 정신 못 차리고 법사위원장 방망이 그대로 휘두르겠다는 민주당의 오만과 독주에 억장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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