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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레이싱드론 선수, 세계드론낚시랜선대회 2위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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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4 17:30:24 수정 : 2021-04-25 17: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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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군, 아버지와 팀 꾸려 참가… 448g 광어 낚아
2019년 우승팀 ‘피드백’은 빈손

“드론을 날릴 때마다 짜릿한 손맛을 느낍니다. 고글을 끼고 시속 150㎞를 넘나드는 드론을 몰면 진짜 레이싱카에 올라탄 기분이에요.”

 

24일 열린 제4회 세계드론낚시랜선대회에서 2등의 영예를 차지한 ‘언노운 투’(Unknown Two)의 김민성(18·경북드론고 3학년)군은 전국 레이싱드론 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하는 등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경력은 짧지만, 열정만큼은 여느 성인과 다름없다.

 

◆ “드론 날릴 때마다 짜릿한 손맛”…10대 레이싱드론 선수가 2위 영예

 

“중학교 때 방과후 학교에서 처음 드론을 접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레이싱 선수들과 처음 만났어요. 이후 2019년 하동마스터스 엑스퍼트클래스에서 입상한 뒤 3년간 선수생활을 이어오고 있죠. 오늘 대회도 참가 자체에 보람을 느낍니다.”

 

이날 김군은 충남 당진시 왜목마을해수욕장에서 아버지 김문식(46·자영업)씨와 팀을 이뤄 참가했다. 두 번째 참가 대회에서 우승 문턱까지 이르렀으나, 막판 뒷심 부족으로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김씨 부자는 지난해 대회 때도 인천 소무의도 몽여해변에서 월척을 낚아 4등을 차지한 바 있다. 

김군은 대회 내내 침착한 표정과 몸놀림을 보였다. 레이싱용 드론으로 바다 멀리 낚싯줄을 드리우면 아버지 김씨가 이어받아 능숙하게 낚싯대를 이리저리 움직여 자리를 잡았다.

 

김씨 가족은 이날 오전 0시쯤 경북 상주 무양동 자택에서 대회 참가를 위해 서둘러 길을 떠났다. 새벽 2시쯤 대회장에 도착, 바닷가에서 선잠을 청했지만 일찌감치 짐을 푼 덕분에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했다.

 

이날 왜목마을해수욕장에는 12개팀 30여명의 선수가 몰렸다. 반면 물고기들의 입질은 시원찮았다. 오전 내내 허탕을 치던 참가자들에게 첫 신호가 온 건 만조가 가까운 오후 1시30분쯤. 근처의 ‘거성호’팀이 22g짜리 망둥이로 마수걸이한 뒤 30여분 만에 김씨 부자가 448g짜리 광어를 낚아 올려 단박에 5개 대회장 통틀어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바닷가에 물이 차오르면서 주변 이곳저곳에서 입질이 왔고, 인근 경쟁팀이 70g 넘는 망둥이를 잡아 올렸다. 그러나 김씨 부자에게는 더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낚싯줄이 어선에 끊긴 뒤 여분의 낚싯줄이 없어 바다 멀리 줄을 놓지 못했다. 대회 막바지 다른 대회장에선 역전 소식이 들려왔다. 

 

◆ 모래사장은 낚시의 무덤?…왜목마을해수욕장 12개팀이 겨우 3마리 낚아

 

아버지 김씨의 얼굴에선 짙은 아쉬움이 배어 나왔다. 김씨는 “어릴 적 낚시 실력까지 털어냈지만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김군은 여느 10대처럼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맑은 바닷바람을 쐬며 부모님, 여동생과 함께 추억을 쌓았다”며 “내년 대회에도 꼭 도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머니 임은정(46)씨는 “어떤 아이들은 꿈이 없다는데, 평생 드론 관련 일을 하겠다는 아들이 대견하다”며 “그 꿈을 이루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군은 대회 참가 직전 한 드론개발사에 프로그래머로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마친 상태다. 이날 획득한 상금과 함께 취업 성공이라는 겹경사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김군은 “레이싱팀 ‘슈퍼소닉’ 동료들과 입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면서 “코로나19 탓에 매년 7∼8회씩 열리던 레이싱드론 대회가 거의 열리지 않는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평소처럼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천 영종도 구읍뱃터를 비롯해 5개 대회장에서 100개팀 2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4회 세계드론낚시랜선대회에선 갖가지 이야기꽃이 만발했다. 부자·형제·동료 등 다양한 구성원이 팀을 이뤄 드론낚시의 일합을 겨뤘다. 특히 이전 대회 우승팀과 준우승팀 등 강호들이 물고기를 낚지 못하고 줄줄이 탈락해 아쉬움을 더했다.

 

왜목마을해수욕장에선 2019년 제2회 대회 우승팀인 ‘피드백’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강에서 열린 대회 당시 549g짜리 붕어를 건져 올렸던 피드백의 류진석(31)·안성택(30)씨는 이날 경기에서 빈손으로 대회를 마쳤다. 종료 3분 전 극적으로 붕어를 낚았던 앞선 대회의 기억을 떠올리며 분투했지만,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들은 “오늘 (물고기들의) 입질이 영 없어서 어려웠다”면서 “내년 대회에 다시 참가하겠다”고 다짐했다. 

 

22g짜리 망둥이를 낚은 거성호팀의 정영석(37)·정영재(31)·이상현(38)씨는 드론제조회사에 다니는 드론경력 15년의 형과 낚시경력 13년의 동생, 동생의 직장 동료로 팀을 꾸렸다. 정씨 형제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 함께 한 시간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넘버원’팀도 염정현(42)·주현(39) 형제가 드론과 낚시로 각각 역할을 분담해 참가한 경우다. 이들은 “첫 참가라 낯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 2019년 우승팀 ‘피드백’ 빈손으로 돌아가…“내년 다시 참가”

 

드론낚시가 드론을 조종하는 실력순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사례는 또 있었다. 드론 방역·방송·안전관리 사회적기업인 ㈜한길비에스 무인항공 방제단은 대표이사를 포함해 직원 3명이 참가했지만 짜릿한 손맛을 보지 못했다. 나병득(59) 대표는 “왜목마을해수욕장이 모래사장이라 낚시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왔다”면서 “이렇게 드론을 이용해 낚시를 할 수 있다는 걸 관람객에게 보여줘 기쁘다”고 말했다.

 

왜목마을해수욕장 대회장을 관리한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측 김초롱 매니저는 “올해는 전문 산업용 드론을 갖고 참가하는 팀이 늘어나는 등 매년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며 “열정 만큼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제4회 세계드론낚시랜선대회에선 민어도 대회장에서 광어 한 마리(중량 621g)를 낚아 올린 ‘부시리냐’팀이 드론 강태공으로 등극했다. 1등 상금은 700만원, 2등 500만원, 3등 200만원이다. 

 

부시리냐팀은 “상금은 전부 드론산업 발전을 위해 재투자하겠다”면서 “내년에는 어군을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장비를 추가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는 세계일보가 주최하고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가 주관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가 후원했다.

 

당진(충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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