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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되는 ‘또 다른 세계’… 메타버스에 올라타라 [이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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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2 10:00:00 수정 : 2021-05-02 11: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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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새로운 블루오션 각광

‘3차원 가상세계’로 소통
가공·현실세계 의미 두 단어 합성어
아바타로 게임하고 K팝 콘서트 즐겨
IT·게임·엔터 등 다양한 분야서 활용
AR·5G 기술 융복합… 시너지 극대화

주도권 다툼 ‘춘추전국시대’
플랫폼·가상화폐·인공지능 모두 포괄
산업계, 관련 기술·인프라 선점 분주
범죄 악용 우려… AI 윤리 문제 논란도
후폭풍 예방 적절한 규제책 마련돼야

 

인류는 언어를 구사하며 본격적으로 소통을 확대했다. 문자 발명으로 기록과 원거리 소통이 가능해졌고, 산업혁명 즈음 태동한 통신기술을 통해 새 전기를 맞이했다. 인터넷이 발달한 뒤에는 지구촌 차원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졌다. 이렇듯 기술 발전과 맞물리며 고도화해온 인류의 소통은 최근 ‘메타버스’ 등장으로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고 있다.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유니버스)’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Meta(메타)’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실제로는 지구 반대편에 있지만 가상세계에서 만나 함께 있는 것처럼 소통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시대의 문이 열리는 셈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은 물론 문화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소통의 기폭제 메타버스, “콘텐츠 주목 키워야”

29일 미국 기술연구단체 미래가속화연구재단(ASF)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크게 증강현실과 라이프로깅(Lifelogging: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정보를 캡처, 저장, 공유하는 것), 거울세계, 가상세계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메타버스에 대해 가상현실 측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현실과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주제를 포괄한다. 위치정보시스템(GPS)이나 증강현실(AR) 기술이 융복합되며 다양한 유형의 메타버스가 생겨나고 있고, 앞으로 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따라 메타버스들이 더 다변화할 수 있다.

최근 ‘메타버스’를 발간한 강원대 김상균 교수(산업공학)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성하기 위한 요소로 △인프라 △플랫폼 △콘텐츠 △단말 △사용자의 5가지를 제시한다. 이를 위한 기본 토대로 통신(5G, LTE 등)과 클라우드 환경 등의 하드웨어적인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이 구현되고, 플랫폼에 콘텐츠가 얹히며 소프트웨어적인 토대를 이룬다. 여기에 사용자 집단이 참여하고, 상호작용하며 메타버스가 운영되는데, 플랫폼과 사용자를 연결하기 위한 단말이 필요하다.

기존에 사람들이 소통하던 홈페이지나 포털 등과 비교해 훨씬 더 큰 세계관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 자원을 필요로 하는 만큼 메타버스의 등장에 따라 각종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클라우드를 서비스하는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비롯해 5G(5세대 이동통신) 등 통신환경을 제공하는 각국의 통신사들 역시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이들이 보다 발전된 기술을 내놓을수록 메타버스의 성능 또한 업그레이드되고 사용자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과 AR 등 3D(3차원) 그래픽 구현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개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엔진도 중요하다. 실시간 3D 그래픽 개발 플랫폼 기업 유니티의 경우 향후 메타버스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며 최근 스마트폰 스캐닝 모델링 기술을 지닌 업체 레스트에이알(RestAR)을 인수했다. 주식시장에서 유니티가 소프트웨어·콘텐츠 분야의 최선호주로 떠오른 것도 이러한 이유다. 유니티를 통해 제페토(네이버)와 XR클래스, 호라이즌(페이스북), 점프AR·VR(SK텔레콤) 등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구현된 만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엔진 분야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과 사용자를 연결하기 위한 단말 시장도 메타버스 덕분에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다. 5G가 상용화한 2019년을 전후해 VR과 AR 기술을 탑재한 AR 글래스와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등 새로운 단말기들이 주목을 받았으나 통신 인프라의 확산 속도가 생각보다 더디고, 어지러움 유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등 기술적 한계로 다소 정체기에 빠졌다. 하지만 최근 메타버스가 급부상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와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등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사용자의 선택에 가장 큰 기준이 되면서 최대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부분은 역시 콘텐츠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들이 웹툰·웹소설 등의 콘텐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지식재산권(IP)과 관련한 노력을 확대하는 것 역시 이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거 스마트폰이 주목받던 시대에도 하드웨어 단말과 부품 위주로 산업을 키웠는데, 앱마켓 생태계를 통해 더 큰 부가수익을 누리는 애플처럼 콘텐츠와 사용자 관리 측면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메타버스 통해 환골탈태하는 산업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업 모델을 메타버스로 전환하거나 다른 메타버스에 승차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인 만큼 당분간 메타버스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규모의 경제를 비롯해 생태계 확립 등 플랫폼과 어느 정도 비슷한 속성이 있기 때문에 게임, 문화 플랫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들이 치열하게 초반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사례인 게임의 경우에도 장르나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될 수 있다. 롤플레잉게임 등은 게임제작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며 소통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면, 본격적인 메타버스의 시초로 평가받는 ‘마인크래프트(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샌드박스 장르로 분류된다. 게임이기는 하지만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창작 활동을 벌이고 수익을 얻는 것처럼 마인크래프트 세계에서 어떠한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크리에이터가 될 수도 있고 단순 사용자가 될 수도 있으며 가상화폐를 통한 경제활동도 가능하다. ‘포트나이트(에픽게임즈)’나 ‘사이버펑크 2077(씨디 프로젝트 레드)’ 등의 게임 또한 짜여진 시나리오나 미션을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세계관 내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픈월드’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게임 내에서 콘서트나 신제품 발표, 팬 사인회 등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마인크래프트 등을 통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사례도 국가별로 잇따른다.

하이브(빅히트)가 선보인 ‘위버스’는 K팝이라는 콘텐츠 중심의 메타버스로 볼 수 있다. 위버스는 초기에는 현 글로벌 시장에서 K팝 아티스트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를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이달 초 미국 연예기획사 이타카 홀딩스 인수를 통해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의 합류 소식이 전해지며 세계관을 더욱 확장했다. ‘K팝을 즐기기 위해서 꼭 필요한 메타버스’에서 ‘글로벌 팝 메타버스’로 진화한 셈이다. 사업 초기인 현재로서는 아티스트 영입과 마케팅에 대대적인 투자를 기울이고 있지만, 안정 궤도에 오른 뒤에는 아티스트들이 위버스에 진입하기 위해 오히려 비용을 지불하거나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구도로 바뀔 수 있다. BTS의 비중이 지대하게 큰 하이브의 사업 리스크를 완화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사업모델로 거듭나는 효과도 거두게 됐다. 국내에서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떠오른 네이버의 제페토의 경우 또한 위버스를 비롯한 네이버 관련 플랫폼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시너지를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ICT나 문화산업 등 새롭게 뜨는 분야의 기업 외에 명품 브랜드나 제조업 등 기존 기업들 또한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확보했지만, MZ세대 등 젊은 층에서도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명품 가방이나 의류, 유명 음료수 등의 현물은 게임 등 메타버스에서 아바타의 가방이나 의류, 능력치를 끌어올리는 포션(물약) 등으로 탈바꿈하며 젊은 세대와 접점을 늘리는 모습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부정적인 효과 완화할 수 있는 규제 시급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발전과 진화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전망만큼이나 우려도 크다.

우선 소통이나 수익 창출의 창구로 쓰일 수 있는 반면 범죄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 메타버스를 통해 마케팅, 가상화폐를 통한 경제활동 등이 가능하지만 마약 등 불법적인 물품의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홈페이지나 포털에서 사용자들의 활동은 서버에 기록돼 사후 추적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실시간으로 막대한 양의 정보량이 쏟아지는 메타버스의 상황을 모두 기록·저장하고 추적하는 것은 현재 수준의 기술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가 진화한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 메타버스에서 이러한 범죄가 더욱 고도화할 가능성도 크다.

신나는 VR 체험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21’ 관람객들이 VR(가상현실)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규제 또한 제때 적절히 수반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규제 속도를 앞서 발달했던 것들로 구글과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과 최근 주식시장을 앞지르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가상화폐가 대표적이다. 규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도 전에 너무 많은 사용자가 진입했고, 자금이 투입됐다. 규제를 만들기 위해 초기보다 훨씬 더 많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가상 자산에 대한 경제적 가치, IP에 대한 부분도 숙제다. KB증권 이선화 연구원은 “메타버스 생태계가 발달할수록 유료 콘텐츠가 증가하고 IP 유료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개발자의 유입이 활발해질수록 IP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를 통해 올 초 국내에서 화두가 된 인공지능 윤리 이슈도 메타버스에서는 훨씬 광범위하게 포진한다. 사람이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하거나 중개할 수 없기 때문에 게임에서 NPC(게임 내 캐릭터)가 늘어나는 것처럼 메타버스에서도 다양한 인공지능이 보다 사람에 가까운 모습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플랫폼과 가상화폐, AI 등을 모두 포괄하는 만큼 적시에 규제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부정적인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더 큰 후폭풍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기존에도 인공지능 윤리와 관련해 논란이 됐지만, 메타버스에서는 인공지능이 훨씬 더 많이 쓰이게 되기 때문에 기업이 중심으로 정부가 개입하고 소비자도 참여하며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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