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발 다한증 치료는 수술이 최선…‘요추교감신경절제술’ 필요”

손과 발, 얼굴, 겨드랑이 등에서 다른 사람보다 땀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는 ‘다한증’. 이 질환이 있는 사람은 열이나 감정적인 자극을 받으면 땀을 너무 많이 흘리기 때문에 대인 관계나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겨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6년~2020년 국내에서 다한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만4000명~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땀이 나는 부위는 손, 겨드랑이, 발 등인데 대부분 여러 부위에 동시에 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발 다한증은 외부로 노출되는 다른 부위와는 달리 신발로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지만, 땀으로 인해 냄새가 심하게 나고 발바닥이 미끄러워 구두나 하이힐, 슬리퍼 등을 신을 수가 없을 정도여서 다른 부위보다 삶의 질이 더욱 떨어진다.
또 상당수가 수족냉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날이 추워지면 동상에 걸린 것처럼 피부가 시렵고,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이같은 다한증은 약물이나 이온영동치료, 보톡스 등으로 치료하며, 이러한 방법들이 효과가 없으면 교감신경절제술이 시행된다. 교감신경절제술은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신경이 다르다. 손, 겨드랑이 다한증은 흉부교감신경을 절제하고 발 다한증은 요추교감신경을 절제한다.
대부분의 다한증 수술에는 흉부교감신경절제술이 시행돼 손, 겨드랑이 다한증에는 효과적이지만 발 다한증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발 다한증 치료를 위한 요추교감신경절제술은 주위에 중요한 혈관, 신경, 요관 등이 지나가 수술이 까다로워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발다한증 치료는 수술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문덕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발 다한증 수술의 경우 정확하게 신경을 절제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수술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고 복강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회복도 빠르다”고 강조했다.
또 “이 수술법은 레이노드씨 증후군을 비롯한 심한 족부 냉증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도 치료 방법으로 적극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시행된 요추교감신경절제술은 100례를 넘어섰다. 지난 2019년 2례에 불과했던 수술 건수가 지난 1년간 코로나19 속에서도 월평균 7.3건씩 증가했다.
문 교수는 “대부분의 다한증이 손, 겨드랑이, 발 등 여러 부위에 나타나기 때문에 흉부교감신경과 요추교감신경 절제술을 모두 시행할 수 있는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수술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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