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부작용’ 아나필락시스 반응, 벌독에 의해서도 발생 가능성
벌에 쏘인 후 ‘중증 반응’ 시 ‘트립타제 검사’로 아나필락시스 여부 확인
전문가 ”평소 벌 쏘임 위험 높다면 ‘벌독 알레르기 검사’로 사전 진단해야“
최근 도심에서 벌을 키우며 꿀을 채취하는 이른바 ‘도시 양봉’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벌에 쏘이는 사고가 이전보다 잦아져 문제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깊은 산속이나 외진 들판에서 벌을 키우며 주로 행해지던 ‘양봉’이 이제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도심지 인근에서 이뤄지면서 벌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7월 들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돼 낮 기온이 상승하면서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시기가 되자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8일 전문가에 따르면 벌에 쏘이면 해당 부위만 붓고 아픈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중증 반응으로 이어져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아나필락시스 반응’(Anaphylaxis reactions)이 벌독에 의해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벌에 쏘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개인마다 그 편차가 매우 크다. 사람마다 다른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와 알레르기 반응 때문이다. 죽, 벌독에 민감한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인다면 일반인들보다 더욱 위험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외부에서 침입한 항원을 인식하는 비만세포가 있다. 이 비만세포는 항원을 인식하면 항원과 싸울 수 있는 세포들을 불러들이는 ‘히스타민’(Histamine)을 분비한다. 히스타민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늘리고 상처 부위에 부종과 통증,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그런데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이면 히스타민이 과다하게 분비돼 혈액이 지나치게 빠져나와 혈압이 떨어지고 몸이 붓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부작용이 심해지고 적절한 응급조치가 없을 경우에는 심하면 ‘쇼크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다.
이 반응은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치료 후에도 정식적 후유증을 동반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환자들이 다양한 정신질환을 동반한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성인 환자 203명 중 41.4%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났고, 이중 56%는 그 정도가 심각했다. 또한 47명(23.2%)은 ‘불안장애’, 57명(28.1%)은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만약 벌에 쏘이고 중증 이상 반응이 나타났을 경우 비만세포의 활성화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트립타제(Tryptase) 검사’를 통해 아나필락시스를 진단할 수 있다.
자신이 벌독 알레르기인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가까운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방문해 간단한 혈액 검사를 받아 볼 수 있다. 관련 검사로 ‘이뮤노캡 벌독 알레르기 검사’가 대표적이다.
벌의 종류는 전 세계적으로 12만 종에 달하지만 벌독 알레르기 환자들은 대부분 꿀벌, 말벌, 땅벌 등 특정 종류의 벌독에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다. ‘벌독 항원 검사’를 실시하면 벌독 알레르기 유무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벌독에 알레르기가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이 전국의 수십 개 의료기관에 ‘트립타제 검사’ 및 ‘이노뮤캡 벌독 알레르기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지원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벌 쏘임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환경에 거주 또는 근무하시는 분들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사전에 벌독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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