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한 여름, 급성 설사·식중독 등 주의해야

장재호 교수 “더운 날씨·높은 습도에 ‘세균‧바이러스’ 번식 왕성”
급성 설사, ‘탈수’ 증상 우려…손 청결 유지하고 끓인 물 마셔야
음식서 이상한 냄새나면 섭취 금지…더워도 찬 음식 섭취 주의

게티이미지뱅크

7월도 중순을 향해 가면서 본격적인 여름철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부터 ‘장마철’까지 겹치면서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할 때가 왔다.

특히 장마철은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세균과 바이러스의 번식이 왕성해진다. 이 때문에 음식이 쉽게 상하는데다 에어컨 등 냉방기 가동으로 인한 실‧내외의 온도차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져 급성 설사나 식중독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장재호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급성 설사로 인한 탈수와 식중독을 조심해야 한다”고 12일 밝혔다.

장 교수에 따르면 ‘급성 설사’는 시간이 지나면 개선되는 경우가 많지만, 심하면 탈수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이 때 덥다고 차가운 물을 마시는 것보다는 뱃속을 보호하기 위해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노인층과 유아는 탈수가 심하면 위험할 수 있어 물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급성 설사는 대부분 오염된 음식과 물에 의해 감염된다. 따라서 화장실에 다녀왔거나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한 장마철에는 세균 번식이 왕성해 식수가 오염되기 쉽기 때문에 물을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끓인 물이나 보리차 1리터에 찻 숟갈로 설탕 네 숟갈, 소금 한 숟갈을 넣어 마시면 수분 흡수가 촉진된다.

냉방병도 여름철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중앙냉방을 하는 곳에서는 중앙조절 장치에 ‘레지오넬라’ 세균이 번식해 에어컨을 쐬는 사람들이 냉방병의 일종인 ‘레지오넬라병’에 동시에 걸릴 수 있다.

이 질환의 주요 증상은 설사를 비롯해 고열·두통·근육통이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환기를 철저히 하고, 중앙 냉방기 청소도 주기적으로 해야한다.

장 교수는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쌀죽 등 소화기에 부담이 없는 담백한 음식을 조금씩 먹는 게 좋다”며 “설사약은 잘못 사용하면 장내 세균이나 독소가 배출되지 못하기 때문에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마철에는 세균 오염에 따른 식중독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세균과 곰팡이균은 고온다습한 날씨 속에서 음식물에 빠르게 증식한다. 만약 음식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곰팡이가 보이면 반드시 버려야 하며, 신선해 보이지 않는 음식은 꼭 익혀서 먹어야 한다.

냉장고도 과신해선 안 된다. 소고기는 14일 이상, 우유는 5일 이상 냉장보관하지 않아야 하고, 한 번 녹은 냉동식품은 이미 변성이 시작됐기 때문에 다시 냉동하면 안된다.

식중독은 보통 오염된 음식을 섭취한 후 5~6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증상이  며칠이 한참 지난 뒤에야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에 걸리면 대부분 설사를 하고, 복통·구토가 동반될 수 있다.

식중독이 있을 때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이틀 이상 설사가 지속될 때 ▲심한 복통·구토가 있을 때 ▲열이 떨어지지 않을 때 ▲혈변 이 있을 때 ▲용변 후 시원하지 않고 뒤가 묵직할 때 등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더운 날씨로 인해 차가운 음식을 자주 먹게 되는데, 차가운 음식도 세균에 쉽게 오염될 수 있다. 찬 음식을 습관적으로 섭취하면 장 속 소화효소의 활동이 떨어져 설사와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