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부동산·증시 호황… 세금 33조 더 걷혔다

상반기 양도세 18조… 65% 늘고
상속증여세는 8조… 105% 급증
증권거래세도 5조… 67% 증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에서 더 걷힌 세금이 3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국세수입 실적을 보면 올해 상반기 정부가 걷은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 증권거래세, 농어촌특별세 등 자산시장과 연동된 국세수입이 3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조9000억원)보다 75.6%(15조8000억원) 증가했다.

세목별로는 양도세가 상반기 18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2000억원(64.9%) 늘어 자산세수 증가분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상반기 양도세수 기반이 되는 지난해 11월∼올해 5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72만7000호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에 그쳤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커 세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상속증여세는 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조3000억원(104.9%) 늘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관련 상속세 2조3000억원 외에도 2조원이 더 증가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정책이 자녀에게 부동산 증여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거래세수 역시 상반기 5조5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66.7%) 늘었다. 소득세나 취득세, 종합부동산세에 함께 부과되는 농어촌특별세수도 4조5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87.5%) 늘었다.

지난해 정부는 양도세와 상속증여세, 증권거래세, 농어촌특별세, 종합부동산세로 전년(35조5000억원) 대비 17조1000억원 많은 총 52조6000억원을 걷었다.

올해 상반기와 지난해 정부가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에서 더 걷은 세금은 32조9000억원 규모다. 여기에 올해 연말에 걷히는 종부세를 더하면 자산세수 증가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 일자리를 구한 신규 인력의 경우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이 정규직보다 7%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경제학회의 노동경제논집에 실린 이용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논문 ‘코로나19가 임금근로자의 노동조건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 월평균 임금은 근속기간이 6개월 이하인 신규 인력의 경우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6.8% 더 감소했다.

세종=우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