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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농업·청년농 육성… 한국판 농업뉴딜 속도내야” [농어촌이 미래다 - 그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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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3 02:00:00 수정 : 2021-09-02 18: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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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허태웅 농진청장 인터뷰

왜 디지털농업인가
농촌 인구 줄고 고령화… 기후변화도 직면
농업 자동화·디지털화가 한계 극복 해법
2023년까지 정예 청년농 1만명 키울 것

디지털농업 현장에선…
첨단 활용한 농업 관측·자동화 기술 구축
자율주행 이앙·드론 직파 벼농사에 적용
시간·노동력·생산비 획기적인 절감 확인

탄소중립 실현 어떻게
기후적응 품종 개량·가축 분뇨 자원화 등
탄소 감축 기술 개발… 실용화 확대 나서야
K-농업기술 개도국 전파 ‘기여하는 나라’로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이 지난달 25일 전주 농촌진흥청사 집무실에서 한국판 농업뉴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농업 확대, 청년농 육성, 기후변화 대응, 품종 개발 및 국산화 등을 통해 한국 농업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제공

“맛이 어떻습니까?”

지난달 25일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사에서 만난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은 기자가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잔을 내려놓을 때까지 반응을 살폈다. “일반적인 커피와 다른 고소함이 느껴지는데 맛이 괜찮다”고 말하자 그는 미소를 지었다.

“제 제자가 만든 작두콩 커피입니다. 중국 고서 ‘본초비요’에서 ‘몸에 좋은 작두콩을 살짝 태워서 먹으면 더욱 좋다’는 구절을 발견하고 수없는 시행착오 끝에 커피처럼 로스팅하는 방법을 찾아낸 거죠. 각종 청년창업대회에서 수상한 대단한 친구입니다. 또 어떤 친구는 고구마 하나로 성공했는데….”

대통령비서실 농축산식품비서관을 지내고 농진청에 오기 전까지 2년 8개월 동안 한국농수산대학 총장을 지낸 그는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허 청장 집무실에는 학생들이 선물한 액자와 함께 찍은 사진 등이 장식돼 있었다.

허 청장은 한농대 총장 시절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농업현장에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실용교육을 하는 데 집중했다. 농업계획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하게 하고, 각종 기술자격증을 졸업 필수 조건으로 지정했다.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복수전공이나 전과도 보다 쉽게 바꿨다. 이전까지 2∼3대 1이었던 한농대 입학 경쟁률은 그가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7∼8대 1로 높아졌다.

허 청장은 “청년농 육성에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앞으로 40∼50년 농사를 지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2023년까지 정예 청년 농업인 1만명 육성을 목표로 유관기관과 협력해 영농 정책과 기술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지난달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취임과 동시에 54일간 이어진 역대 최장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수해 피해를 수습했고, 기후변화 대응책을 구체화했다. 국가적 사업인 한국형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계획을 다지면서 코로나19에 따른 농업계와 유통 변화, 디지털농업 확대에도 힘썼다.

그는 “한국 농업은 현재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따른 농촌 소멸 위기, 이상기후, 아프리카돼지열병·과수화상병 등 동식물 질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농업에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디지털화, 청년농 육성, 기후변화 대응 등 한국판 농업뉴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허 청장과의 일문일답.

―디지털농업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내 전체인구에서 농가인구 비율은 1970년 44.7%에서 지난해 4.5%로 확연히 줄었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고령농가 비율은 4.9%에서 42.5%로 늘었다.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이제 노동집약적 관행 농업은 한계에 직면했다. 여기에 최악의 폭염과 기록적인 장마, 역대급 태풍, 최강 한파 등 급속한 기후변화는 농업생산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농업의 전 과정을 자동화·디지털화하고 최적의 의사결정 서비스를 제공하면 농사의 편리성·생산성·품질향상을 극대화할 수 있다. ‘힘들고 돈 안 되는’ 농업에서 ‘편리하고 고수익을 내는’ 농업으로 바뀌면 젊은이들이 유입된다. 디지털농업이 농업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디지털농업이 온실에서 노지로 확대되고 있다.

“노지 농업은 자동화·기계화 수준이 낮고, 고강도 장시간 노동이 필요하며, 인공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야외 생산환경을 갖고 있어 디지털화가 시급하다. 농진청은 원격탐사·센싱·자율주행 등 기술을 이용해 노동력을 대폭 줄이는 ‘농업 관측 및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다. 작물별로 발생하는 주요 병해충의 영상정보를 활용한 ‘인공지능(딥러닝) 기반 병해충 자동 진단기술’과 기상·토양 등 환경정보 및 작물 생육 모델에 기반을 둔 ‘자동 관수·관비 시스템’ 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병해충 예찰 등 영상정보 분석에 활용하기 위한 농업용 인공위성 사업에도 착수했다. 총 1169억원을 들여 개발해 2025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할 계획이다.”

―노지 디지털농업을 벼농사에 적용한 결과는 어떤가.

“직진 자율주행 이앙, 영상자동물꼬, 드론직파 등 디지털농업 개별 기술을 패키지화해 현장에 접목했다. 최초 1회 직진 자동 구간을 설정하면 설정된 경로를 따라 이앙기가 스스로 주행하며 모를 심는다. 이 장치를 이앙기에 장착하려면 400만원 정도 드는데, 인력 감소(2명→1명)에 따른 인건비(1일 15만원) 절감을 고려하면 약 30일 운행으로 장치 장착 비용 상쇄할 수 있다. 카메라와 수위 센서를 위해 논물을 휴대전화 앱으로 관리하는 영상자동물꼬 시스템과 드론으로 볍씨를 직파하는 기술 역시 시간과 노동력,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예측 불가한 기상이변이 농업을 위협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할 수 있나.

“먼저 농업 관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기후변화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탄소중립 농업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 농진청은 농업기후변화의 4대 분야(예측·적응·대응·완화)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환경·농업생산성·생물다양성 평가를 진행하고 기후 적응 품종 육성, 열대·아열대 작물의 국내 재배기술을 확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축의 고온 스트레스 저감 기술, 과수 저온피해 경감 기술 등을 개발해 실용화하고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국가적 과제인 탄소중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농축산부문 온실가스 배출원별 감축 수단 개발 및 개발 기술의 현장 실용화 확대가 시급하다. 먼저 정확한 탄소배출 계산을 위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 산정 및 농업 분야 국가고유 계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어 물 관리를 통한 벼농사 탄소배출 감축 기술, 가축 장내 발효 저감, 가축분뇨 자원화 등 탄소 감축 기술, 농경지 탄소 저장능력 확대 기술 등을 지속해서 개발해야 한다.”

―최근 지역특화작목 육성을 본격화했다. 의미와 향후 계획은.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2019년 7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올해부터 2025년까지 ‘제1차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을 마련해 수백억원 예산을 들여 69개 지역특화작목을 집중 육성한다. 그중 전북의 씨 없는 수박, 경북 참외, 제주 비트, 경기 느타리버섯 등 18개 작목은 국가 집중육성 작목으로 키운다. 이를 통해 해당 지역 연평균 생산액·수출액 규모, 생산 농가의 소득을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 3월 치유농업법이 시행됐다. 어떤 사업이 진행 중인가.

“농업계는 그간 농업의 치유자원을 활용해 대상자별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과학적 효과를 검증해 왔다. 치유농업법 시행으로 치유농업 분야를 본격 육성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치유농업 전문가 양성, 치유농장과 프로그램 개발, 치유농업센터 설치, 다양한 부처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1월 치유농업 전문가 국가 자격시험이 처음 시행된다. 치유농장은 올해 전국 191개에서 2025년 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개발도상국에 K-농업기술 전파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면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세계 동반성장에 기여하는 나라’가 됐다.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은 개도국에 현지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보급하는 사업이다. 2009년부터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22개국에 KOPIA 센터를 설치하고 현지 정부 요청에 따라 ‘맞춤형 농업기술 개발→농가실증→시범마을 조성’ 등 단계로 사업을 진행한다. 세네갈에서 개발한 신품종 벼 ‘이스리’는 현지 대표 품종보다 수량성이 2배 이상 좋아 현지인들이 크게 만족하고 있다. 몽골에서는 밀 자급률 증진에 기여했으며, 베트남에서는 박테리아 저항성 우수 땅콩품종을 개발·보급했다. 해당 국가들은 KOPIA 소장들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등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농업인과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한국판 농업뉴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리고 성공해야 할 우리 농업 발전의 핵심 과제이자 사업이다. 한국판 농업뉴딜’을 통해 위기의 농업을 기회로 바꾸고, 소멸 위험에 놓인 농촌을 사람이 붐비는 농촌으로, 농업을 사양산업에서 미래성장산업으로 바꿔나가겠다.”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은 ●1965년 경남 합천 출생 ●서울 서라벌고 ●서울대 농학과 학사·환경보건학 석사 ●기술고시 23회 ●2015년 8월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 ●2016년 9월 대통령비서실 농축산식품비서관 ●2017년 7월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2018년 1월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2020년 8월 농진청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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