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매수자 15% 신용대출 이용
평균 1억489만원… 전체 규모 3조대
최근 1년간 서울 주택 매수자의 15.5%가 신용대출을 이용하면서 대출규모가 3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자 신용대출이 늘어난 정황도 확인됐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주택 매수자의 자금조달계획서 19만3974건 중 2만9978건(15.5%)은 신용대출이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1건당 평균 신용대출 금액은 1억489만원으로 전체 규모는 3조1443억6418만원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주택 매수계약 때 제출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에 신용대출을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대출액 규모를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에서 집을 사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 중 40%(1만1965건)는 대출규모가 1억원 이상이었다. 5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가 35%(1만355건), 5000만원 이하로 대출받은 경우는 26%(7658건)로 집계됐다.
월별 신용대출 사용 비율을 보면 지난해 3월에는 10.1%였다가 같은 해 8월이 되자, 21.9%로 정점을 찍었다가 점차 줄어들었다. 지난해 8월은 금융감독원이 대출 규제를 우회하는 부동산 편법대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던 시기다. 석달 뒤에는 정부가 고소득자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을 시행하기도 했다.
월별 평균 신용대출액은 지난해 4월 1억2137만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가 이후 점차 감소했다. 정부의 꾸준한 대출규제 여파 등으로 올해 들어서는 평균 신용대출액 규모가 1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전국 기준으로는 자금조달계획서 92만2360건 중 13%(11만8891건)가 신용대출을 활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천 의원은 “과도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은 금리 인상기에 가계의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차주의 부담 능력을 상회하는 대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DSR 시행 등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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