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당무위원회를 열어 이재명 지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선경선 무효표 처리 방식에 대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를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 최고위 기구의 유권해석이다. 이로써 이재명 대선 후보 선출이 최종 확정됐다. 송영길 대표는 “민주당은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하나로 승복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왔다”며 “비가 온 뒤 굳어진 땅처럼 민주당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당무위 결정을 존중한다”며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당연한 결정이다. 이 전 대표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과정에서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 김두관 의원이 얻은 표를 유효표로 했을 경우 이 지사 득표율이 49.32%로 과반 확보가 안 돼 결선투표로 갈 수 있었다고 보고 이의제기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62.3% 득표율로 이 지사(28.3%)를 2배 이상 앞서고 재외국민 투표에서도 55.59%로 이 지사(31.69%)에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 측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이 대선에서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본다. 이 전 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설훈 의원이 그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지사가 개입된 정황을 밝힐 대장동과 관련된 최소한 세 사람의 당사자들을 만났다”며 “이 지사가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제는 양측이 원팀을 이룰 수 있느냐다. 이 전 대표 캠프 소속 의원들은 수긍하는 모양새이지만, 지지자들은 가처분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검경이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한 뒤 김오수 검찰총장이 어제 서울중앙지검에 “경찰과 핫라인을 구축하라”고 지시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수사에 탄력이 붙게 되면 ‘불가피한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후보교체론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정부에 이어 4기 민주정부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장동 사건의 벽을 넘지 못하면 쉽지 않다. 결국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가 풀어가야 한다. 자신에 대한 의혹을 소상히 설명해 여러 의혹을 불식시켜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경쟁했던 후보와 그 지지자들을 포용하는 자세도 보여야 할 때다. 이 지사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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