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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신장, 사람에게”…美, ‘이종간 장기이식 실험’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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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1 10:57:36 수정 : 2021-10-21 10: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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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 연구팀 “돼지 신장, 뇌사환자에 이식…정상 작동 확인”
“유전자 조작 통해 면역 거부반응 유발 물질 없앤 것이 주효”
“신부전 지표 ‘크레아티닌’ 정상…소변도 예상만큼 만들어져”
“이종간 장기이식 연구 ‘진전’…이식 장기 부족 상황 돌파구”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연구팀이 최근 돼지의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실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면역 거부반응 유발 물질을 없애 돼지의 신장이 사람의 몸에서도 즉각적인 거부반응 없이 정상 작동하도록 했다.

 

이는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가 한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20일 AP와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 랑곤 헬스 메디컬센터 로버트 몽고메리 박사팀은 이날 유전자 조작 돼지(GalSafe)의 신장을 신부전 증상이 있는 뇌사 상태 환자에게 이식, 거부반응 없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환자 가족은 환자의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하기에 앞서 연구용 장기 이식 실험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돼지 신장을 환자 몸 밖에 둔 채 환자의 혈관을 연결한 뒤 3일간 면역 거부반응과 정상 기능 여부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이식된 돼지 신장은 환자 몸에서 즉각적인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노폐물을 걸러내고 소변을 만드는 신장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부전 증상의 지표 중 하나인 환자의 ‘크레아티닌’도 신장 이식 후 거의 즉시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몽고메리 박사는 “이식된 신장 기능 검사 결과 매우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소변도 예상했던 만큼의 양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식용 장기 부족이 큰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나온 이 연구 결과는 현재 식용 등으로 대량 사육돼 윤리적 논란 가능성이 적은 돼지를 통해 이식용 장기를 확보하려는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에서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식용 장기를 얻기 위한 동물로는 사람과 장기 크기가 가장 비슷한 돼지가 전 세계에서 수십 전부터 연구됐다. 문제는 돼지 세포에 있는 당 성분이 인체 면역체계에서 이식 즉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당 성분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해 돼지의 키운 뒤 신장을 적출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네소타대 의대 앤드루 애덤스 박사는 AP 통신에 "이 연구는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의) 큰 진전“이라며 ”환자와 연구자, 규제 당국에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와 USA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신장을 비롯 심장, 폐, 간 이식을 원하지만 사망자 것이라도 구하지 못해 대기 리스트에 올라있는 사람 수가 10만 명이 넘는다. 특히 신장이 9만24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1년 동안 미국서 신장 2만3401건을 포함 총 3만9717건의 장기 이식이 이뤄졌는데도 이런 상황인 것이다. 미국에서 신장 기능부전으로 이식 이전 단계인 투석을 해야만 하는 환자 수가 50만 명이 넘는데 이들은 이식 대기도 안 된다.

 

만약 인간 이식용 장기가 자라도록 유전자 변형된 돼지에서 나온 장기들이 준 이식의 외부 부착이 아닌 복부 내에 이식해서 오랫동안 기능한다면 건강과 장수에 신기원이 열린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돼지를 유전자 변형하고 장기 적출을 위해 도축하는 과정이 윤리적으로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만 1년에 1억 마리의 돼지가 사람 음식용으로 도축되고 있다고 신문은 말한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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