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꿈꾸는 건 누구나 똑같다…새벽부터 도착한 시각장애인 수험생들 [김기자와 만납시다]

입력 : 2021-11-18 09:39:39 수정 : 2021-11-18 09:43:47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서울 종로구 국립서울맹학교, ‘전맹’ 수험생 11명 수능에 응시 / 시험 시간 1.7배 연장…5교시 종료는 오후 9시48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서울맹학교. 사진 촬영시각인 오전 6시41분보다 10여분 앞서 한 수험생이 정문을 통과했다. 김동환 기자

 

“안녕하세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서울 종로구의 국립서울맹학교.

 

오전 7시57분쯤, 수험생 아들을 차에 태우고 온 한 어머니가 정문 앞에 멈췄다.

 

출입 안내 중인 경찰관에게 수험생 가족임을 알린 어머니는 학교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 아들을 내려준 뒤, 10여분 후 다시 학교 바깥으로 차를 돌려 빠져 나갔다.

 

국립서울맹학교는 서울시 제15시험지구 24시험장으로 지정됐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맹학교와 종로구의 서울경운학교, 영등포구에 있는 여의도중학교에서 시각장애인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른다. 이 중 여의도중학교에서는 경증 시각장애 수험생들이 시험을 본다. 서울맹학교에서 수능에 응시하는 11명은 빛을 감지하지 못하는 ‘전맹(全盲)’이다.

 

아직 동이 트기도 전인 오전 6시30분쯤, 택시 한 대가 일찌감치 서울맹학교 정문을 통과했다.

 

차에서 내린 택시운전사는 조수석에 앉아있던 수험생을 조심스레 내려준 뒤 교문을 빠져나갔다. 택시에서 내린 수험생은 밝게 불이 켜진 학교 안으로 들어가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30분 정도 지난 오전 7시쯤에는 서울시각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소속 차가 학교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수험생이 내리게 도와 학교 안까지 데려다준 센터 직원은 “수험생의 연락을 받고 시험장까지 이동하도록 도왔다”고 설명했다.

 

해가 뜨고 점차 하늘이 밝아지면서 수험생을 태운 차가 속속 학교에 도착했다. 시각장애인생활이동센터 소속이거나 부모 등 보호자의 차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중증 시각장애인을 위해 시험시간을 일반 응시 시간보다 1.7배 연장하고, 2교시 수학영역 시간에는 점자정보단말기를 제공한다.

 

시험 시간 연장에 따라 4교시 종료 시각은 오후 8시15분이며, 5교시까지 응시하면 시험은 오후 9시48분에 끝내게 된다. 일반적인 5교시 종료 시각인 오후 5시45분보다 4시간여 늦다.

 

이날 서울맹학교에서 시험 보는 수험생 중 5교시 응시생은 1명이다.

 

아울러 학교 측에 따르면 수험생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있는 학생은 별도 시험실로 이동하며, 해당 시험실의 감독관은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고 입실하게 된다.

 

“수험생 전원 입실 확인됐습니다.”

 

오전 8시18분쯤, 학교 측의 연락을 받은 경찰관들은 출입문을 닫고 외부인 통제에 들어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신현지 ‘완벽한 비율’
  • 신현지 ‘완벽한 비율’
  • 노정의 '눈부신 미모'
  • 신민아 '순백의 여신'
  • 차주영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