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긴 전쟁보다 비굴한 평화가 낫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통일을 지향하는 것은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의 통일 상태’라는 말을 많이 쓴다”며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실리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충남 아산 배방읍 충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대학생으로부터 “‘북한에 대해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하겠다’고 했는데, 이전 정부와 비교할 때 어떤 차이가 있나”라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한 것.
이 후보는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분법적 흑백논리에 갇혀선 안 된다는 뜻을 강조하며 “북한 정책과 관련해 ‘혹시 퍼주기 아니냐’ 하는데, 종합적으로 멀리, 깊게, 크게 보면 그게 이익이라서 그렇다”고 했다. 그는 “최근에 군사합의 파기하겠다는 분도 있고, 종전 선언을 왜 하냐는 분도 있는데, 만약 남북 간에 긴장이 격화돼 휴전선에서 다시 포성이 들리고, 조준 사격하고, 진돗개·데프콘 발령되면 외국의 투자가 준다. 이것만 해도 비용이 더 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데, 이긴 전쟁보다 비굴한 평화가 낫다”며 “수백만명이 숨지고 우리가 이룬 것 모두 부서지고 일본만 신날 것이다. 재건하면서 일본이 부흥했다. 과거 그랬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원래 전쟁에 이기는 건 하수 중의 하수”라며 “이것보다 나은 게 뭐냐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보다도 나은 게 뭐냐면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 그게 바로 평화다”라며 “그것 자체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보수 정부, 민주 정부의 (대북) 지원금액이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과 반대다. 이건 팩트다”라며 “누가 더 많이 북한에 지원했는가 뒤져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집권기에 대북 지원 금액이 더 많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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