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싶다” 말해
나이를 20세나 낮춘 농담에 폭소 터져
지난 20일(현지시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79회 생일이었다. 취임 당시 78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었던 그가 이제 80세까지 꼭 1년만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또 연임에 도전하는데 문제가 없을 만큼 건강하다”면서도 나이에 대한 부담감만은 어쩌지 못하는 모습이다.
22일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생일을 하루 앞둔 19일 종합 검강검진을 받았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그는 검진 결과를 묻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기분이 끝내준다”며 “(건강 상태가)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컨디션이 아주 좋다”고 덧붙였다.
이튿날이 생일이란 점을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58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곧 79세가 되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나이를 무려 20세나 낮춰 잡은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이자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올해 57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자신이 해리스 부통령과 겨우 1살 차이밖에 안 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은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당연히 취재진 사이에 폭소가 터져나왔다.
공개된 건강검진 결과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의 몸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백악관 주치의 케빈 오코너 박사는 “대통령은 건강하고 활기찬 78세 남성으로, 대통령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마침 얼마 전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을 주제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하다’라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0%,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48%로 각각 나타났다. 꽤 많은 미국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기에 너무 나이가 들었다고 여긴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유권자의 평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다양한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꽤 많은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경쟁자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툭하면 졸고 연설 도중 말실수를 너무 잦다”며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는데 이런 주장이 트럼프 지지층과 보수 진영에서 먹혀들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아무튼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연임에 도전할 뜻을 굳힌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한 온라인 정치자금 모금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재출마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올해 3월 기자회견에선 “내 계획은 다음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나의 기대”라고 밝힌 바 있다.
대선이 있는 2024년이면 바이든 대통령은 82세가 된다. 만약 재선에 성공한다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 나이가 83세이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시점에는 무려 87세가 된다. 민주당의 한 정치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을 거론하며 “만약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느끼면 그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의사 피력은 “정말로 출마하겠다는 것보다는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을 차단하고 정적들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는 목적이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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