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이 성탄절을 맞아 공개한 메시지에서 올해 4월 사별한 남편 필립공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쳤다.
BBC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달 23일(현지시간) 사전 녹화해 25일 공개한 크리스마스 영상 메시지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힘든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다”며 “올해는 특히 그 이유를 잘 알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여왕은 “필립 공의 마지막 눈망울은 내가 그를 처음 봤을 때만큼 밝고 장난기 가득해 보였다”며 “그러나 인생은 첫 만남만이 아닌 이별까지 하나로 구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와 내 가족이 그를 그리워하는 만큼, 그는 우리가 크리스마스를 즐기기를 바랄 것”이라고 했다.
BBC는 여왕의 크리스마스 메시지가 예상보다 더 개인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고, 전형성을 벗어나 감동을 주었다고 평했다. 또 73년간 함께한 남편의 부재로 여왕이 느끼는 상실감이 뚜렷하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여왕은 이날 1947년 필립공과 신혼 여행에서 착용했던 사파이어 브로치를 단 채 카메라에 섰다. 여왕이 앉은 테이블에는 2007년 결혼기념일에 영국 햄프셔주 브로드랜즈에서 남편과 찍은 사진이 놓였다.
영국 왕실은 통상 노퍽주 샌드링엄 별장에 모여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왔다. 올해 여왕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지난해에 이어 가족 오찬을 취소하고 윈저성에 머물기로 했다.
한편, 이날 오전 한 남성이 윈저성에 흉기를 소지한 채 침입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오전 8시 30분쯤 잉글랜드 남부 사우샘프턴에서 온 19세 남성이 불법 침입 및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돼 현재 구금 중”이라며 “남성이 성 안에 들어간 것은 아니어서 피해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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