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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맹’ 中 올림픽 코앞에… ‘무력시위’ 北 숨 고르기 들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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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2-03 12:00:00 수정 : 2022-02-03 11: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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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뉴스1

북한이 올해 1월에만 7차례의 무력시위를 감행한 가운데 혈맹 중국의 ‘잔치’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숨고르기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다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미국이 제재 조치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어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강’ 양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림픽 폐막 이후 한국의 대통령 선거(3월9일)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 110주년 등과 맞물려 북한이 전략적 연쇄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IRBM 발사, ICBM 등 고강도 도발 위한 몸풀기?

 

3일 타스·스푸트니크 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오는 4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관한 비공개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는 북한이 지난달 30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동해상으로 IRBM ‘화성-12형’ 1발을 발사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데 따른 것이다. 최대 사거리가 평양에서 미국령 괌까지의 거리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미사일은 북한이 2017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발사한 IRBM이다.

 

북한은 IRBM을 포함해 1월에만 총 7차례 미사일을 발사해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1월5일과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잇달아 감행했고, 14일과 17일·27일·30일엔 각각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KN-23·24와 IRBM을 쐈다. 25일엔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유예)을 의미하는 대미 ‘신뢰구축조치’의 전면 재고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단거리 탄도미사일 위주의 신형무기 발사를 이어가다 지난달 30일 IRBM 발사에 나선 것도 추후 ICBM 발사를 재개하기 위한 ‘몸풀기’ 차원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북한은 지난 1월 30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화성-12형'이라고 밝혔다. 뉴스1

◆北, 혈맹 中 ‘잔치’에 숨고르기 들어가나

 

한반도 정세를 급랭시킨 북한이 이달에는 한동안 추가 도발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4∼20일)에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다 자칫 중국의 ‘잔치’에 재를 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일 홈페이지에 중국의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전하면서 “중국에서 24차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 준비 사업이 성과적으로 결속되고 개막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준비 사업이 높은 수준에서 성과적으로 결속된 것을 자기 일처럼 기쁘게 생각한다”며 “중국 당과 정부와 인민의 모든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에서 시진핑 총서기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영도 밑에 적대 세력들의 엄혹한 도전을 과감히 물리치고 베이징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이 올림픽 폐막 이후 다음달 한국의 대선과 4월 태양절 등과 맞물려 ICBM 발사나 ICBM을 가장한 위성 발사 등 고강도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해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대 과업’으로 극초음속미사일과 함께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안의 타격명중률 제고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의 보유 등을 천명하기도 했다.

지난 1월 25일 북한 순항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는 모습. 연합뉴스

◆北 ‘벼랑 끝 전술’에 美 강경 대응 이어지나

 

지난 1월 북한의 연쇄 미사일 발사에 미국이 독자제재 및 유엔 안보리 제재 시도로 대응하면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어 ‘강대강’ 대치국면은 향후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제재와 더불어 대화 메시지도 보내고는 있지만,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는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요원하다 보니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이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그 무슨 ‘외교적 해결’과 ‘대화’에 대해 떠들기 전에 우리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그만두고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북 압박 강화가 북한의 추가 행동을 불러 한반도 정세 불안이 고조되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 높일 가능성도 적잖다. 미 CNN 방송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대(對) 중국 견제에 이어 최근 우크라이나 위기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대립 등으로 북한 문제를 뒤로 미뤄놓은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 북한의 무력 시위가 또 다른 중대 위협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도 미온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이 오히려 북한의 도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도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AP뉴시스

◆北 고강도 무력도발, 시간문제?

 

올 봄에는 한반도 정세를 가를 주요 일정이 촘촘히 이어진다. 3월에는 한국의 대선, 4월에는 한·미 연합훈련과 태양절 110주년, 5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등의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북한이 ‘북침 핵전쟁연습’이라고 반발하는 한·미 연합훈련이 관건이다. 한·미 간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은 통상 3월 중 열렸지만 올해의 경우 한국 대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탓에 4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양국이 협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이후 폐막식 때까지는 미사일 발사를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의 대선이 북한의 핵심 고려사항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에 대해 강경한 보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한국 대선까지는 고강도 무력시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그러다가 3월9일 대선 이후 4월15일 김일성 생일까지의 기간에 지난 1월처럼 각족 미사일 연속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로서는 미국의 대북 추가 제재 채택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대선과 태양절 사이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이나 화성-15형 또는 중국과 러시아가 상대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인공위성로켓 발사를 강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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