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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열세 동정 ‘언더독 기대 vs 野, 대세 편승 ‘밴드왜건’ 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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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09 06:00:00 수정 : 2022-03-08 22: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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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선거전략 ‘극과극’

“김만배 녹취록·야권 단일화 역풍
李 2.5%P차 승리” 대역전극 전망

“생태탕 시즌2… 국민 더는 안 낚여
尹, 10%P차로 압승” 대세 굳히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서울 도봉산 입구와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역 광장에서 각각 선거 전 마지막 주말 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선거 전략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은 초접전 속 이재명 후보의 막판 상승세를 강조하며 ‘언더독’(열세 동정)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의 최대 10%포인트 우세를 점치며 유권자들에게 ‘밴드왜건(대세 편승)’을 부추기고 있다. 양당은 ‘김만배 녹취록’,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이 표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아전인수 격 분석을 내놓으며 지지층 결집을 위한 고삐를 바짝 좼다.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선거일 하루 전 판세에 대해 “9회 말 동점 2사 만루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선대위 내 ‘쓴소리’를 맡은 조응천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방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완전히 승패가 갈리는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5%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수 있다고 한 제 예측이 현실화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바싹 붙어있는데, 조금 힘을 내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3%포인트 신승을 예측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판세가 자신들이 압승을 거뒀던 지난 4·7 재·보궐선거 때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 측의 ‘2.5∼3%포인트 우세’ 분석에 대해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때도 ‘2∼3% 초박빙 우세’(라고 했다)”며 평가절하했다. 이준석 대표도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재보선 때) 끝까지 자기들이 뒤집었다고 주장했다”며 “(이번 대선은) 많게는 한 10%포인트까지 차이가 날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18.32%포인트, 부산시장 선거에선 28.25%포인트 앞섰다.

양당은 각기 다른 승리 예측 배경을 풀어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최근 윤 후보의 언행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발견했다. 유 전 이사장은 전날 KBS ‘더라이브’에 출연해 “(윤 후보는) 초조한 정도가 아니다. 요 며칠 보면 거칠고 사납다. 웃음기가 하나도 없다. 언성이 높아졌다”며 “윤 후보를 보고 있으면 ‘지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정식 선대위 특임본부장도 YTN 라디오에서 윤 후보의 ‘돼먹지 못한 머슴은 갈아치워야’, ‘민주당 정치인은 썩은 사람들’ 등의 발언에 대해 “판세가 만만치 않다고 보기 때문에 본인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우 본부장은 야권 단일화 역풍,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 녹취록 등에 기대를 걸었다. 우 본부장은 BBS 라디오에서 “(단일화가) 지지자 동의 없이 진행돼 오히려 반발이 더 커졌다”며 “(녹취록 공개 이후) ‘이 후보에게 오해가 많이 있었다’고 고백하는 국민이 꽤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만배 녹취록을 ‘생태탕 시즌2’로 규정하며 “국민은 더 이상 낚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지난 서울시장 보선 당시 민주당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측량 현장 방문 여부를 걸고 총공세에 나섰지만 결국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 대표는 녹취록상의 ‘검사가 커피를 타줬다’는 대목을 언급하며 “생태탕 의혹의 인상착의, 백바지·백구두와 같은 지엽적인 이야기다. 그 내용을 뒷받침할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유권자의 눈’ 지난 6일 경기 파주시 야당동에서 열린 한 정당의 대선 후보 유세에서 시민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파주=서상배 선임기자

◆‘정권교체 10년설’ 깨질까  최종 투표율 80% 넘을까

 

1987년 이후 정설처럼 자리 잡은 ‘정권교체 10년 주기설’이 깨질 것인가. 제20대 대선 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호남의 결집 강도, 역대 선거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투표 부실관리 등이 정권교체와 정권연장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5일 진행된 사전투표는 36.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017년 대선(26.1%)과 2020년 총선(26.7%)보다 10%포인트 넘게 투표율이 올라가면서 여야 지지층의 결집이 두드러졌다. 통상 여권 지지층 중심으로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지만, 이번에는 박빙 판세 속 여야의 적극적인 사전투표 참여 독려가 영향을 미쳤다. 여야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야 총력전과 높은 사전투표율의 효과 등으로 이번 대선 투표율이 19대 대선 투표율(77.2%)을 넘는 80%대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서울 송파구 가락1동 제3투표소에서 송파구 선거 관계자가 기표용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높은 사전투표율이 각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여야의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지역에서는 특히 전남·전북·광주가 전국 지역별 사전투표율 1∼3위를 차지하면서 호남을 중심으로 여권 지지층의 결집이 눈에 띄었다.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사전투표율이 저조한 영남 유권자를 향해 부정투표 우려 불식을 강조하며 본 투표 참여를 최대한 독려해 호남에서 뒤진 사전투표율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북 안동시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구·경북(TK), ‘서진(西進)’에 앞장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호남 득표율도 관심사다. 상대의 텃밭을 잠식하는 표는 확실한 ‘2표’ 효과를 보장하기 때문에 양강 후보 모두 산토끼 잡기에 공들여왔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TK에서 21.7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TK에서 30% 이상 득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윤 후보는 “호남이 잘돼야 영남도 잘된다”라며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김한길 전 민주통합당 대표 등 호남 출신 범여권 정치인도 대거 품었다. 윤 후보 측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록한 10.5%을 뛰어넘는 호남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중 발생한 선관위의 사전투표 부실 관리도 중도 성향 유권자와 사전투표에 불신을 갖고 있는 보수 성향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는 현 정부에 대한 실망이, 보수 성향 유권자에게는 본 투표 결집의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선관위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본투표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며 “상대적으로 사전투표율이 낮은 영남지역의 투표율 제고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상정 vs 허경영… 3위 싸움도 ‘박빙’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자를 가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대목이 3위 싸움이다. 대선 득표율은 후보뿐 아니라 각 정당이 현재 국민들에게 얼마나 지지를 받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도 가장 긴 만큼 각 정당은 당력을 총결집해 ‘한표’를 더 받고자 호소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한 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3위를 차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방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수는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의 선전이다. 대선 전 마지막 공개 여론조사였던 KBS·MBC·SBS가 코리아리서치·입소스·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 2일 전국 2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지지율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2%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에서 심 후보(1.8%)와 허 후보(1.6%)는 불과 0.2%포인트 차이였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허 후보가 1.07%의 지지율로 3위를 차지한 데다 이번이 세 번째 대권 도전이어서 인지도 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만에 하나 그런(허 후보에게 지는) 일이 발생하면 당의 미래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이동수·이창훈·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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