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직전 카페인·알콜섭취, 운동 피하기 등 ‘수면위생’ 중요
자세도 수면의 질에 영향…바로 누워 자면 수면무호흡증 위험
평소 수면 부족하면 뇌에 노폐물 쌓여…적정 수면시간 찾아야

‘잠이 보약’이라는 옛말은 수면이 우리 삶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어떻게 자야 진짜 보약이 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현대인들은 ‘자도 자도 졸립고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만큼 잘 자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3월 18일은 ‘세계 수면의 날’이다 이 날은 수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수면학회가 정한 날이다. 이날을 맞아 올바른 수면 방법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대한수면학회장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유삼 교수의 도움으로 건강한 잠을 자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잠을 제대로 자기 위해서 중요한 것이 ‘수면 위생’이다. 수면 위생은 적절하게 잠을 잘 자기 위해서 하는 모든 행동들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밝은 빛을 보면서 오래 깨어 있지 않기 ▲침대에 오랫동안 누워 있지 않기 ▲시간을 자꾸 체크하지 않기 ▲늦은 시간에 잠을 자도 적절한 시간에 일어나기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 피하기 ▲자기 전 과한 수분 섭취를 피하고 과식하지 않기 등을 수면 위생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이런 것들만 잘 지켜도 수면의 질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

‘수면 질환’도 수면의 질을 낮추는 원인일 수 있다. 코골이가 있는 사람들 중 70% 정도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평소에 코골이가 심하거나 고령인데 혈압이 높은 경우, 비만인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서 수면무호흡증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잠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빠르거나 늦거나 불규칙한 ‘일주기 장애’, 잠을 자면서 이상 행동을 하는 ‘수면행동장애’, 정상보다 많은 잠을 자는 데도 잠이 계속 오는 ‘과수면증’이나 ‘기면증’, 잠이 들기 어려운 ‘불면증’ 등 다양한 수면질환이 있다. 이러한 수면 질환이 의심된다면 수면 질환을 다루는 의사를 찾는 것이 좋다.
어떤 사람은 쉽게 잠들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술은 수면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깊은 잠을 자는데 방해가 된다. 또 과음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증상을 더 심하게 해 수면 중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한다.
술을 마시는 이유가 숙면을 위해서라면 수면 위생을 잘 지켜보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전문의에게 불면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잠들기 전에 운동을 해서 몸이 피곤해지면 잠이 잘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잠이 들기 바로 직전에 운동을 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몸이 흥분한 상태가 되고 잠이 더 잘 안 오게 된다. 만약 운동을 통해서 숙면을 취하려면 잠자리에 들기 최소한 서너 시간 전에 운동을 마치고 어느 정도 몸이 진정된 상태에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수면 자세에 따라서 수면의 질도 달라질 수 있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하늘을 쳐다보고 누워서 자면 중력에 의해서 혀나 주변 구조물들이 아래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숨을 쉬는 공간이 조금 막히기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나라 수면무호흡증 환자 4명 중 3명 정도는 똑바로 누워서 자면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위식도 역류질환’도 수면 자세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위는 몸 왼쪽에 있기 때문에 위가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왼쪽으로 돌아누워서 자는 자세가 위식도 역류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왼쪽으로 돌아누워 잠을 자면 위가 몸의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되고 중력에 의해 위산이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된다.
적절한 수면 시간은 보통 6-9시간 정도다. 평일과 휴일에 자는 시간이 비슷하고 낮에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수면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평일에는 수면 시간이 적고 휴일에 많다면 평소 수면이 모자라다는 증거일 수 있다.
잠의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잠을 자면서 뇌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씻어내는 것이다. 노폐물이 쌓이면 치매 발생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단기적으로는 잠을 못 자면 뇌가 제대로 기능하기 어려워져 판단력,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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