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에 사과 의향’ 질문엔 “그럴 일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비판한 것과 관련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이 “정치권을 대표해 사과한다”고 고개 숙인 것에 대해 “개인 자격으로 행동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평가할 일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는 28일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장연에 사과할 의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하며 “전장연에 사과할 일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각장애인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전장연 시위에 안내견 ‘조이’와 함께 참여했다. 승강장에서 무릎을 꿇은 김 의원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헤아리지 못한 점,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 사용이나 적절한 소통을 통해 여러분과 마음을 나누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하다”며 “정치권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가 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삼는 시위방식’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대신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김 의원은 또 “인수위에 장애인 단체의 입장을 설득하고 잘 전달하겠다”며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조율하겠다”고 했다. 그는 시민들에게도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하시고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갈등의 조장이 하니라 조절하기 위한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전장연과 만나 대화할 의향’을 묻는 말에는 “저는 이미 전장연과 만나 대화했고, 약속했다. 전장연이 요구한 것보다 굉장히 진일보한 공약을 냈다”며 “전장연이 이동권에 대해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들어볼 생각이 있지만, 지금의 탈시설이라든지 (요구 사안들은) 장애인 단체 내에서 이견이 많은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이라는 단체는 사실 투쟁 방식이 강력한 것이지 5개 법정 단체에 비해 대표성이 약하다”며 “그곳의 의견을 꼭 항상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5일 전장연 시위에 대해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두고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주장하며 “아무리 정당한 주장도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후 27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장연의 28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 계획 관련 포스터를 공유하며 “억울함과 관심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지하철을 점거해서 ‘최대 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이냐”며 전장연을 맹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 모두발언에서도 전장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전장연은)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집회 시위 강화를 준비했다.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시장 때 말하지 않은 것들을 대선을 기점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요구하고 불법적이고 위험하게 관철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장연이라는 단체는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자기주장이 관철된다는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해당 단체의 요구사항은 이미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 예산과 탈시설 예산 6224억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량한 시민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 뜻을 관철하겠다는 방식은 문명사회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이다. 이것이 용납되면 사회는 모든 사안에 대해 합리적인 논의와 대화가 아닌 가장 큰 공포와 불편을 야기하기 위한 비정상적인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며 현 시위 방식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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