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범죄 99.2%를 경찰하고 하고 있는데 ‘검수완박’ 과하다”
검찰에게 기소권만 남기고 수사권을 경찰에게 넘기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 검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 측에서도 “모욕하지 말아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민관기 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현직 검사들이 사실과 왜곡된 부분에 대해서 경찰을 비하하지 마라”고 지적했다.
경찰직장협의회는 경찰 노조격으로 민 위원장은 지난 12일 비슷한 취지의 글을 SNS에 올린 바 있는데 이날 인터뷰를 통해 수사권 관련해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민 위원장은 “일단 수사권 이야기만 나오면 검찰이나 정치권에서 ‘경찰이 사건(수사) 능력이 없어서 해결이 안 되고 경찰이 사건을 하면 늘어지고 말아먹고 국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20년 동안 그렇게 해온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어 “너무 의도적으로 경찰을 비하해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국민을 기만하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민 위원장에 따르면 국내 전체 범죄 99.2%를 경찰이 수사하고 있고 검찰은 고작 0.8%의 수사만 하고 있기에 ‘검수완박’이란 표현은 실체에 비해 과도하다는 것이 민 위원장의 주장이다.
‘경찰은 주로 민생·생활사범쪽으로 집중해왔고 복잡한 권력형 비리·지능범죄에 대해선 수사 경험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엔 피해자 5만 2000명 정도 되는 가상자산거래소 사건과 임플란트 직원 법인자금 횡령 사건 등도 경제사범인데 경찰이 수사한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
그러면서도 민 위원장은 “다만 제가 볼 때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엄청난 피해를 볼 거라고 하는데 사실 6대 범죄는 일반 시민들이 할 수 있는 범죄가 없다”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민 위원장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갖고 있는 현재 검찰의 형태는 권한을 분리해서 견제하는 검찰개혁 방안으로 그렇게 진행돼야 되는 게 맞다”며 “6대 범죄를 한국형 FBI나 중수청에서 할지에 관한 부분들은 국회 차원에서 좀더 논의가 돼야 될 부분”이라고 했다.
또한 민 위원장은 ‘검수완박’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경찰 수뇌부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수사권 조정이 되면서 사실은 수사환경을 변화 시켰어야 된는데 현장 수사환경을 변화시키지 못했다”며 “사건은 많아졌고 업무량은 늘어났는데 인센티브를 주던지 희망을 갖고 미래가 있는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줬어야 되는데 전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치를 못 취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검찰처럼 저렇게 다 그냥 혼연일체가 돼서 이야기할 순 없지만 그래도 수사부서에서의 입장, 그 다음에 현장경찰관들의 입장 정도는 이야기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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