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이 경기도교육감 출마를 선언하면서 6·1 지방선거 경기지역 경선이 달아오르고 있다. 보수 진영이 탈환을 선언한 경기교육감 선거는 보수·진보 진영 모두 후보 단일화에 난항을 겪으며 난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임 전 총장은 전날 수원시 광교갤러리아백화점 CGV 상영관에서 출마회견을 열어 “(진보 진영의 교육행정 탓에) 획일·편향·현실안주라는 문제가 생겼다”며 진보진영이 이끌어온 경기교육에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이어 “경기도에서 교육받은 학생은 기본이 바로 선 사회인, 기초가 튼튼한 생활인, 자신의 길을 가는 미래인이 되도록 경기교육을 바꾸고 경기도를 교육의 중심으로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임 전 총장은 교육과 첨단기술 접목, 학생의 무한한 잠재력 발휘 지원, 마을교육공동체 교육의 글로벌화, 모두가 행복한 교육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경기 분당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16대부터 3선에 성공하며 이명박 정부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이번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중앙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앞서 임 전 총장은 지난 5일 경기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현재 도교육감 선거에는 임 전 총장을 비롯해 박효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 경기지부장, 이종태 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송주명 한신대 교수 겸 시민단체 민주주의학교대표, 이한복 전 한국폴리텍대학교 청주캠퍼스 학장 등 7명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출마를 공식화한 보수 진영 후보는 임 전 총장 1명이고 나머지 진보 진영 후보들은 단일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순탄하게 단일화가 이뤄진 진보진영은 이번 선거에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재정 현 교육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배수의 진까지 쳤으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진보 진영 단일화를 요구해온 ‘경기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를 위한 준비모임’은 최근 일부 후보들이 불참한 가운데 성 전 원장, 김 전 수석, 송 교수, 이 전 원장의 4명을 중심으로 단일화 논의에 들어갔다.
보수 진영에선 ‘경기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임 전 총장을 중도보수 단일후보로 추대하면서 교육감 출마 의사를 밝혀온 다른 3명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인의 교육감 출마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보수 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흑역사는 200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첫 민선 경기교육감 선거에서 당시 중도보수 진영을 자처한 김진춘·강원춘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했고, 진보 진영의 김상곤 후보가 당선됐다. 2014년 선거에서도 보수 진영 후보가 난립하면서 이재정 현 교육감이 승리했다. 이어진 2018년 선거에서도 이 교육감은 이 같은 분위기를 토대로 재선됐다.
교육감 선거가 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양 진영 모두 잡음이 나오면서 본 선거에선 후보가 난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진보·보수 진영 모두 각각 2∼3명의 후보가 출마할 경우, 선거결과는 개표 때까지 안갯속에 남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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