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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버텼어" 2년 만에 돌아온 일상에 자영업자들 '콧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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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18 13:31:36 수정 : 2022-04-18 13: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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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예약되나요?" 문의 잇따라…봄날 찾아온 관광업계
이벤트 준비하고 알바생 뽑고…매출 회복 기대감에 휘파람
회식 부활 소식에 직장인들 "개인 시간 침해" 우려 목소리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로 2년여 만에 일상으로 돌아온 18일 사회 전반에 걸쳐 위축했던 다양한 활동들이 하나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숙박 업계에는 단체 예약 문의가 이어지고, 국내 수학여행도 재개 기미를 보이는 등 여행·관광 업계에는 거리두기 해제 효과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난다.

고깃집과 카페부터 헬스장, 영화관, 예식장 등에도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완연하다.

반면 거리두기 해제 반작용으로 그간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단체 워크숍·회식 문화가 부활해 개인 시간을 침해받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단체 예약 문의에 관광업계 '활기'…수학여행도 기지개

펜션 등 숙박 업체에는 가족 모임이나 기업 워크숍을 위한 투숙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한 펜션에는 지난주 거리두기 해제 발표 이후 예약 문의가 3∼4건 들어와 이번 주 기준 객실 10곳 중 절반가량 예약을 완료한 상황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예약이 가장 많고, 단체 워크숍 장소를 원하는 기업들의 문의도 드문드문 이어지고 있다.

펜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내내 여름·겨울 휴가철 성수기를 제외하고는 주말에도 객실 대부분이 비어있었다"며 "거리두기가 해제되니 비성수기인 4월에도 예약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무척 다행"이라며 웃었다.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국내 수학여행단 등 단체관광은 제주를 노크하고 있다.

수학여행단으로는 이달에만 국내 5개 고등학교 985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보이며, 5월 들어서는 국내 11개교 2천183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외에 코로나19 기간 가족 단위 소규모로 이어지던 단체관광도 덩치를 키우면서 친목 또는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제주관광협회 현혜연 제주종합관광안내소 부소장은 "2년간 학교나 회사 등에서 수학여행은 물론 인센티브 여행을 보내지 못하고 있어 올해부터는 반드시 재추진하려고 하는 모양새"라며 "단체관광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관광 프로그램 등으로 버텨온 강원 춘천 남이섬도 단체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거리두기 해제를 앞두고 학생 등의 현장학습 문의 전화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사전 답사도 증가하고 있다.

남이섬 관계자는 "코로나로 관광객이 크게 줄었는데, 이번 해제로 인해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며 "여행 시즌과 맞물려 새로운 단체전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차별화하고 보다 다양한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버티고 버틴 자영업자들 "점점 좋아질 것" 활기 기대

이날 오전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 한 커피전문점에서 만난 사장 김진호씨는 밀려드는 주문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으나 표정은 밝았다.

김씨는 "일상으로 돌아가게 돼서 저도 기쁘고, 다른 자영업자분들도 다 기분 좋으실 거다"며 "그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나"라고 반문하고는 함박 웃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전반적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가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간 대폭 줄었던 직장 내 회식이나 워크숍도 천천히 재개될 것으로 보고, 메뉴 개발과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대전 유명 쇼핑몰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42·여)씨도 코로나 확산 이전처럼 자정 넘어서까지 영업시간을 늘리기 위해 아르바이트생 구인 광고 등을 준비하고 있다.

헬스장 업주들은 SNS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24시간 운영제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는 게시글을 올리며 회원들에게 영업시간 변경을 발 빠르게 알렸다.

회원 추가 유치를 위해 회원권 등록 시 1개월 추가 증정이나 운동복 무료 등 24시간 운영 이벤트를 여는 곳도 있었다.

전북 군산시 한 대형헬스장 직원은 "헬스장 이용이 자유로워지고 날씨도 풀린 만큼 신규 회원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색했다.

영화관은 아직 특별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지만, 이전 관람객 수요를 회복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감돈다.

롯데시네마 청주용암점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 첫날이고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방문객 수나 예약률에 변화가 크게 없는 상황"이라며 "다음 달에 대작 영화 개봉이 줄줄이 이어지고 영화관 취식도 가능해지면 극장을 찾는 관람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목욕업계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10시께 경남 거제시 한 목욕탕 전용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었다.

한 목욕탕 업주는 "목욕은 습관이기 때문에 거리두기가 해제됐다고 해서 방문객이 급격하게 증가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 워크숍·회식 재개 소식에 직장인들 "내 시간은…"

일부 직장인들 가운데서는 단체 워크숍·회식 문화 부활로 인한 개인 시간 침해를 우려하는 반응도 나온다.

경기 수원에 사는 직장인 이모(29) 씨는 "거리두기가 해제되자마자 회사에서 당장 다음 달 주말 중 1박 2일로 단체 워크숍을 간다고 공지했다"며 "평일 내내 일하고 주말까지 회사 일정에 참여하다 보면 쉬는 날 없이 근무하는 기분일 것 같다"고 울상지었다.

그러면서 "나를 비롯한 많은 직원이 이미 확진된 적 있는 터라 단체 모임이 늘어난다고 해서 감염을 우려하는 동료들은 주변에 많지 않은 것 같다"며 "그보다는 워크숍·회식 등이 늘어나면 개인 시간을 빼앗기게 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박모(45)씨는 "거리두기 해제 뉴스가 나오기 전부터도 부서 직원 대다수가 코로나19에 걸려 다들 이전보다 주의가 느슨해진 상태였다"며 "조만간 회식이나 워크숍 등 여러 인원이 참석할 수 있는 행사들이 차례차례 재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전면 출근체제로 바꾼 서울 한 기업의 직원 A씨는 "이산가족처럼 지낸 동료들을 만나게 되어 반갑지만, 나오자마자 당장 단체 회식에 대면 회의 일정까지 잡으며 급격하게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왠지 불안하고 불편한 면도 없지 않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이번 해제 조치로 인해 확진자가 쏟아지고, 고위험군 중증화율이 높아지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강원도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개인 방역수칙을 덜 지키게 되고 내원객들이 더 많아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마스크 착용 등 지켜야 할 부분은 반드시 지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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