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원가량의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 윤모씨(사진 오른쪽)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 왼쪽·31)와 윤씨의 생전 통화 내용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 공개된 통화 내용에서 숨진 윤씨가 이은해에 채무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냈고, 그럼에도 이은해는 자신에게 월급이라도 줬어야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공개된 두 사람의 통화 내용에는 지난 2018년 12월 윤씨가 이은해에 “우리 그만할까? 헤어질까? 좀 지치더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은해는 “나 정말 그만 만나고 싶어?”라고 물었고 그는 “여보가 나 어제 때린 것 때문에 그런 건 전혀 아냐. 너무 돈이 없으니까. 빚이 너무 많아. 회사 빚도 넘치고. 지금 얼마인지도 모르겠어. 7000만원, 8000만원 정도 되는 것 같은데”라며 울먹였다.
채무에 시달리던 윤씨는 불법 장기매매를 뜻하는 “‘귀신헬리콥터’ 팔아요”라는 글을 올리며 장기매매를 알아보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그가 인터넷에 등산용 로프를 검색해 구입,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같은 고통에 시달리는 윤씨에게 이은해는 오히려 월급을 요구했고, 월세를 냈다고 하자 다시 이은해는 “내가 급한 거라고 얘기하지 않았나? 바로 줘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월세 내지 말고 있으라고 하지 않았냐”며 짜증을 냈다.
이어 윤씨는 “11만 원밖에 없다. 자동차세랑 가스 요금 냈다”고 했고 이은해는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었다.
이은해와 조현수의 만행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이은해는 윤씨의 형편이 기울자 윤씨 누나의 이름으로 카드를 발급받고, 조현수가 윤씨의 후배로 둔갑해 윤씨 누나에게 카드를 받았다. 이후 주유소에서 560만원 상당의 카드깡을 하기도 했다.
윤씨는 개인회생을 신청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이은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연남인 조현수와 여행을 다녔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이 윤씨 및 윤씨 가족에게 가져간 돈은 약 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은해는 “그 많은 돈을 어떻게 했냐”는 유족의 물음에 정확한 사용처는 얘기하지 않은 채 “많이 썼다. 죄송하다”는 입장만 나타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 심리학자는 “이은해는 젊은 여성이라는 장점을 이용해 독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먹이 기다리듯이 굴었고 그게 결혼이었다”며 “실패하면 다른 곳에서 또 거미줄을 치고. 결혼을 하나의 사업도구로 보고, 윤씨를 점점 더 의존적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은해는 지난 2019년 6월 가평 한 계곡으로 윤씨를 불러냈고, 공범 조현수 등이 먼저 뛰어든 다음 수영을 못하는 윤씨가 뛰어들도록 유도했다. 물에 뛰어든 후 허우적거리던 윤씨는 결국 익사했다.
이후 이은해와 조현수는 윤씨 살해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지난해 12월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 4개월간 도피행각을 벌인 후 지난 16일 경기 고양시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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