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취재진과 만나 ‘처음부터 형과 범행 계획했느냐’, ‘골프장 사업에 돈 썼느냐’ 질문에 “아니다” 대답
‘자금 출처를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몰랐다”고 부인
우리은행 회삿돈 614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직원(구속)의 친동생이 공범으로 함께 구속됐다. 형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는 전면 부인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허정인 판사는 1일 동생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A씨는 이날 영장 실질심사 출석 전 검은색 상·하의에 모자를 눌러쓴 채 취재진과 만나 ‘처음부터 형과 범행을 계획했느냐’, ‘골프장 사업에 돈을 썼느냐’는 질문에 모두 “아니다”라고 공모를 부인했다. ‘자금 출처를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몰랐다”고 답했다.
A씨는 전날 구속된 형인 우리은행 직원 B씨와 공모해 2012∼18년 3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우리은행 측 고소 후 자수한 B씨의 계좌거래 내역을 살피던 중 횡령금 일부가 A씨의 사업자금으로 흘러간 단서를 포착해 이튿날 동생도 긴급체포했고, 전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형으로부터 약 100억원을 이체받아 뉴질랜드 골프장 리조트 사업을 추진하다 80억여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에서 나머지 500억원가량을 파생상품 투자 등에 썼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횡령한 돈의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 보증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매각 계약이 무산되는 바람에 몰수된 자금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B씨에 대해서도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앞서 A씨는 형이 자수한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새벽 경찰서를 찾았지만, 공모 등 범죄 가담 여부에 대해서는 일절 진술하지 않고 귀가한 바 있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영장 실질심사를 받다 2시46분쯤 심문을 마치고 법정 밖으로 나왔고,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라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