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으로 자신의 부모를 폭행하던 40대 아들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끓는 물까지 부어 결국 실형을 받고 사회로부터 격리됐다.
춘천지법 형사1부(김청미 부장판사)는 존속상해와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5일 오후 10시5분쯤 강원 원주시 자택 거실에서 아버지 B(72)씨에게 술을 가져오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이유로 멱살을 잡고 흔들어 머리를 피멍이 들 정도로 벽면에 부딪히게 하는 등 폭행했다.
A씨는 이틀 뒤 B씨가 112에 신고했던 게 화가 난다며 B씨는 물론 어머니 C(72)씨까지 때렸다.
그로부터 얼마 뒤에는 끓는 물을 B씨 머리에 붓고 야구모자로 얼굴을 여러 차례 내리쳤다.
C씨의 휴대전화를 부숴놓고는 C씨가 스스로 부순 것처럼 위증을 교사한 사건으로 인해 기소돼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일에 화가 난다는 게 뜨거운 물을 부은 이유였다.
A씨의 폭행은 2018년부터 시작됐으나 그때마다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돼 보호처분을 받았다.
재판과정에서 A씨의 부모는 자식을 잘못 키운 자신들의 탓으로 돌리면서 아들의 선처를 탄원했으나 법원은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수차례 피해자들을 폭행해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돼 보호관찰 등의 처분을 받았다”며 “피고인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칠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 스스로 포기했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씨 측은 ‘형량이 무겁다’고,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각각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각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동기, 범행의 수법 등에 비춰볼 때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라고 1심보다 높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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