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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영화 세계에 빛낸 ‘원조 월드스타’… 천상의 별로 [고인을 기리며]

입력 : 2022-05-08 23:00:00 수정 : 2022-05-09 15: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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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수연

지난 7일 영면해… 향년 55세
4살 데뷔 이후 40편 넘게 출연
亞 첫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영화인들 ‘맏언니’ 역할도 자처

강남 삼성서울병원 빈소 마련
임권택·봉준호 등 조문 이어져
영화배우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서울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져 있다. 강수연은 겨우 스물한 살의 나이에 영화 ‘씨받이’로 1987년 아시아 최초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등 한국 영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

별 중에도 단연 빛나는 별이었다. 지난 7일 55세로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1966∼2022)은 한국 영화를 세계에 빛낸 ‘원조 월드스타’였다.

 

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강수연의 빈소에는 동료 영화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날에는 영화계 인사들이 주로 빈소를 찾았고, 공식 조문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지난 5일부터 곁을 지켜 온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이사장)이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갑작스러운 비보라서 안타깝고 애석하다”며 “영화계 최초의 ‘월드 스타’로서,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했고, 그 뒤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영화계와 한국 영화산업에도 크게 기여한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고인을 ‘월드 스타’로 발돋움하게 한 임권택 감독은 이틀 연속 빈소를 찾아 “그 많은 세월을 일했음에도 영화 촬영 과정에서 지장을 주거나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좋은 연기자를 만난 행운 덕분에 내 영화가 더 빛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 문소리, 예지원, 박정자, 영화감독 연상호, 봉준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4살에 아역배우로 데뷔해 반세기 동안 4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강수연은 한국영화의 역사였다. 임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1987년 아시아 최초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그의 나이 불과 스물한 살이었다. 2년 뒤 임 감독과 다시 만나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한국 최초 모스크바영화제 최우수여배우상까지 휩쓸었다.

 

1990년대 강수연은 ‘베를린 리포트’(1991), ‘경마장 가는 길’(1991) 등 사회파 영화부터 ‘그 여자, 그 남자’(1993), ‘지독한 사랑’(1996) 등 멜로까지 연기폭을 넓혀갔다. ‘그대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에서는 변화한 여성상을 보여주며 사회·문화적 흐름을 이끌어냈다.

 

작품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에서 강수연은 비구니 역을 맡아 실제 머리를 깎는 장면을 촬영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고래사냥2’(1985)에선 원효대교에서 한강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기도 했다. 단편 ‘주리’(2013)를 마지막으로 연기 일선에서 한동안 물러났던 강수연은 최근 연상호 감독 새 영화 ‘정이’에 캐스팅돼 촬영을 마치고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다.

고인은 영화계가 풍파에 흔들릴 때마다 중심추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심사위원·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사태로 영화제가 좌초 위기에 처했을 때도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구원투수로 나섰다. 강수연은 무명 배우나 스태프 등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는 ‘맏언니’로 통했다. 영화 ‘베테랑’ 황정민의 명대사인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대사는 평소 그가 영화인들을 챙기며 하던 말로 유명하다.

 

영결식은 오는 11일 오전 10시 치러치며,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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