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동화마을 같은 지붕에 멋진 야외교실까지….’
전북 남원시 덕과면에 자리한 덕과초등교는 요즘 색다른 디자인과 건축 소재로 탈바꿈해 관심을 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미래형 학교 공간혁신 첫 모델로 선정돼 교사 안팎이 획기적인 모습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학교 건물은 멀리서 얼핏 보면 고급 호텔이나 펜션처럼 비친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삼각형 모양의 학교 지붕이 마을 주변 산과 잘 어우러지고 교사 모양도 주변 환경, 시설물과 조화를 이뤄 흡사 ‘숲속 동화마을’을 연상케 한다.
교실은 커다란 통창과 나무 데크를 통해 실내·외를 넘나드는 시각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가변성을 기반으로 한 움직이는 벽은 책상과 의자를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한다. 손쉽게 책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책장과 도서관으로도 꾸밀 수 있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미끄럼틀이 연결된 다락방을 갖췄고 도서관은 놀이 또는 발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스마트 수업 환경을 구축하고 멋진 야외교실도 탄생했다.
이런 덕과초 교사의 변신은 전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디자인과 공간 구성으로 재탄생한 것이어서 학교 건물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델로 평가받는다. 특히 교실 면적과 높이, 구조 등을 획일적으로 규정한 기존 학교 공사 규제를 탈피해 학생 수에 따라 재설계한 혁신적인 사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사업은 교육부가 2018년부터 추진 중인 학교 공간 혁신의 첫 성과물로 꼽힌다. ‘학생 중심의 사용자 참여 설계’라는 기본 원칙에 따라 학생, 교사 등 사용자를 직접 기획에 참여하게 해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환경으로 학교를 바꾸는 사업이다.
학교 공간 혁신 설계는 원광대학교 창의공과대학 박기우 교수(건축학과)가 맡았다.
박 교수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어른과 아이의 경계선이 없는 공간을 꿈꾸면서 학교 구성원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고 특성을 담은 학교를 그렸다”며 “특히 학생들이 움직이는 동선을 파악해 데이터화한 후 현장과 소통하며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학생들이 쉽게 그리고, 쌓고, 즐겁게 만드는 놀이 공간을 상상해 레고로 만든 미끄럼틀과 교실, 불규칙과 충돌하는 도서관, 모서리 다락방 등 ‘불규칙한 질서’를 설계 도면에 옮겼다”면서 “태블릿PC를 어느 공간에서나 손쉽게 사용하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빅데이터 수업 등 시대 변화에도 부합하는 최적의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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