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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우르르’ 직원 수는 ‘제자리’… 알바생들 “혹사” 호소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2-05-11 19:40:00 수정 : 2022-05-11 23: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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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 속도 못 따라가는 고용회복

“이젠 인력도 정상화시켜줘야”
직장인 커뮤니티 게시 글 화제
“어린이날 등 힘들게 일해” 공감

업체 측은 지원자 없어 ‘구인난’
청년 ‘알바 없는 삶’ 익숙 분석
지난 4월 25일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에서 관객이 팝콘 등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2년간 회사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버티고 버텼는데, 이젠 인력도 정상화해 주는 게 상식 아닙니까.”

 

CGV 직원이라고 소개한 A씨가 최근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시한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A씨는 “알바생 2명이 모든 주문을 다 해결하고 있고, 정직원도 12시간씩 서서 밥은커녕 물도 못 마시고 화장실도 못 가고 일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부쩍 늘었음에도 인력은 충원되지 않아 직원들이 과로에 시달린다는 주장이다.

 

◆알바생들 “코로나19 정상화됐으니 인력도 늘려 주길” 성토

 

실제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맞이한 첫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전국 영화관에는 130만9143명의 관객이 입장했다. 1년 전(32만6744명)의 4배 수준이고, 2년 전(11만4696명)과 비교하면 12배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121만1291명)보다 많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2년간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뜸해지자 영화관들은 직원수를 급격히 줄였다. CGV 직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3558명(정규직·비정규직 포함)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말(7068명) 대비 50%가량 감소했다.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단말기)로 인력을 일부 대체한 점을 감안해도,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CGV뿐만 아니라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등 영화관 3사 모두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영화관 3사의 고용 인력수는 2019년 말 대비 54% 감소했다. 10~20대 비정규직은 65% 감소했다는 점에서 알바생 감소 규모가 컸을 것으로 보인다.

 

대면 서비스업 알바생들은 A씨 지적에 크게 공감하는 분위기다. 트위터에는 “올리브영도 똑같다.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다시 많아졌는데, 인력을 안 늘려 준다” “이래서 내가 죽어 가는 거였나? 빕스에서 일하는데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손님은 끊임없이 들어오는데, 알바·직원 부족해서 죽는 줄 알았다” “테마파크 쪽도 마찬가지라서 너무 공감돼 눈물이 난다. 사람이 갈려서 버티는 거다” 등 A씨 글을 공유하며 자신의 ‘알바 혹사기’를 덧붙인 글이 1000개 넘게 올라왔다.

 

‘일상회복’ 정책은 시작됐지만 대면 서비스업의 ‘고용 회복’은 아직 미진하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 타격이 집중된 대면 서비스업이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회복하지 못한 데다 다른 변이가 올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고용을 회복하는 데 꽤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4월 18일 서울 한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영화를 예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자는 “알바 지원자가 없다” 고충 토로

 

고용자들은 또 다른 고충을 털어놓는다. 알바생을 충원하려고 해도 지원자가 없어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 CGV도 어린이날 당시 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고를 낸 알바 채용 인력보다 지원자가 부족해 현장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해명했다. 최근 식당 자영업자들이 알바생을 구하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신정웅 알바노조 위원장은 “전반적으로 알바 노동자 시장이 수요는 회복이 되는 듯해도 공급이 회복 안 되고 있다”며 “지금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는 예전보다 많아졌지만 많이 지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알바몬에 등록된 알바생 모집 공고는 약 243만건으로 지난해(약 143만건)보다 100만건 가까이 늘었다.

 

신 위원장은 알바 지원이 줄어든 이유로 코로나19 2년 동안 청년들이 ‘알바 없는 삶’에 익숙해진 점을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청년들은 알바를 안 하는 상태로 적게 벌고 적게 쓰며 버텼다”고 했다. “옛날에는 돈이 필요하고 취직이 안 되면 알바를 구했다. 일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 급여 수준이 적절한지는 일단 알바를 해 보고 결정하는 생태계가 있었는데, 코로나19 동안 이 생태계가 단절됐다”면서 “지금 공고가 올라와도 어디에서 일할지 계획을 세우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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