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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싸움에 고래등 터진다?… 흑해 일대 돌고래 사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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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1 17:50:00 수정 : 2022-05-11 17: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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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이후 돌고래 사체 급증
흑해 교전·함정 이동 시 음파 원인 의심
사진=픽사베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흑해에서 돌고래 사체가 급증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흑해에서 벌어지는 교전과 함정이 이동하면서 내는 음파가 원인으로 의심된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쟁이 시작된 이래 터키 흑해 해안에서는 적어도 80마리의 돌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다. 터키 해양연구재단은 이 수치를 두고 ‘기이한 증가’라고 전했다.

 

터키 연구재단은 초기 조사를 통해 80마리 가운데 절반은 고기잡이 그물에 걸려 죽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나머지는 포획의 흔적이 없어 어떻게 죽었는지 밝히지 못했다. 4년 동안 불가리아 흑해의 고래 혼획을 조사해 온 연구단체 ‘그린발칸’도 올 봄 50마리의 고래가 어망에 걸려든 것을 확인했다. 혼획되는 고래 개체는 봄에 가장 적고, 여름에 가장 많은데 50마리는 여름철 피크에 가까운 수치다. 

 

바이람 외즈튀르크 터키 연구재단 회장은 “현재로선 음향 외상(acoustic trauma)이 의심된다”고 했다. 흑해 북부에는 약 20대의 러시아 해군 함정이 배치돼 있고, 제해권을 둘러싼 전투가 한창이다. 여기서 발생한 소음이 고래를 흑해 남부인 터키와 불가리아 해안가로 유도해 해변으로 떠밀려오거나 어망에 걸려들도록 한다는 것이다. 해군은 적의 잠수함을 찾기 위해 음파탐지기를 쓴다. 해양 포유류도 의사소통 등을 위해 소리에 의존하기 때문에 물 속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때로 치명적일 수 있다.

지난 4월 27일 러시아 흑해 함대 호위함에서 3M-54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다만, 외즈튀르크 회장은 “그동안 흑해에 이렇게 많은 함정이 있었던 적도 없고, 이렇게 오래 소음이 발생한 적도 없기에 이를 규명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벨 골딘 우크라이나 국립과학아카데미 박사는 “수중 소음이 동물을 직접 죽이지는 못하지만,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며 “동물이 소음을 피하다 낯선 영역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도 흑해 남쪽에서 돌고래 이동이 관측된 것으로 보아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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