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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늘었어요"…靑 개방 특수에 인근 상인들 '활짝' [김기자와 만납시다]

입력 : 2022-05-22 10:00:00 수정 : 2022-06-16 0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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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개방 이후 주변 상권 활기

음식점 상인 “손님 3배 늘었다” 반색
영빈문 앞 70대 “대구서 새벽에 출발”
경로당 등 전세버스 단체 관람객 많아
건물 내부 출입 통제 아쉬움 표하기도

신청자 몰려 6월 11일까지 개방 연장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일인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의 개방 행사에 참여한 이들이 본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수연 인턴 기자

 

청와대 개방 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15일 청와대 인근은 이른 오전부터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지난 10일 개방 후 하루 4만명 가까운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청와대로 몰려들어 서울 종로구 효자동·통인동·삼청동 등 인근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다. 관람 신청을 하지 못했더라도 청와대가 개방됐다는 소식에 주변 거리를 즐기러 온 이들까지 더해져 주말 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청와대 영빈문 앞에서 만난 김모(70)씨는 “대구에서 이른 새벽부터 출발했다”며 “다녀온 친구들이 보내준 사진이나 뉴스 등을 보고 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친구들과 단체로 이곳을 찾은 김씨처럼 경로당이나 노인회관 등에서 전세 버스를 타고 단체 관람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연인 또는 가족 단위로 찾은 이들은 더 많았다. 대다수가 “신기하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으며 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는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종일 북적였고, 본관과 영빈관, 여민관 등에서는 이들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청와대 경내 곳곳에서는 ‘약속을 담다’, ‘희망을 나누다’ 등 4가지 주제로 다양한 전통 공연 등도 진행된다.

 

개방 첫날인 지난 10일 오후 본관 앞에서 만난 왕헌태(86)씨는 전동 휠체어를 탄 채 아내와 아들과 함께 청와대를 찾았다. 왕씨는 “아들이 신청해 줘서 오게 됐다”며 “언제 또 이런 광경을 보겠나 싶어 몸이 조금 힘든데도 발걸음을 했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찾은 관람객들이 군 의장대 장병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일평생 살며 대통령 살던 곳을 보는 날도 있다”며 “다만 휠체어를 탄 이들이나 노인들에게는 높은 경사 등으로 편한 환경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초청된 국민대표 74명 중 1명이었다는 양현민(66)씨는 손에 매화꽃을 한아름 들고 청와대를 구경했다. 개방 첫날 손에 매화꽃을 든 국민대표 74명이 먼저 청와대 안으로 입장했는데, 인간문화재(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서울시 문화해설사, 인근 학교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

 

양씨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오운정과 미남불 등을 볼 수 있어 뜻깊었다”며 “개방된 공간에 시설물 등이 노출된 만큼 자연이나 문화재 등이 훼손되지 않고 잘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청와대 건물 내부의 관람은 통제돼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인근 삼청동에 거주한다는 김모(47)씨는 “전에 관람할 때는 멀리서 지켜보는 정도였는데, 오늘은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었다”며 “다만 건물 내부까지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시대’가 저물고 ‘용산시대’가 열려 환영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장인 안모(35)씨는 “청와대 내부를 둘러보니 예전 조선 시대에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내부가 넓고 건물끼리 떨어져 있다 보니 윤석열 대통령의 말처럼 확실히 소통이 어려운 측면은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청와대 본관과 청운동, 효자동 일대 모습. 연합뉴스

 

설레는 미소는 청와대 인근 상인들 얼굴에도 감돌았다. 유동 인구가 폭증하면서 인근 카페와 식당 등을 찾는 손님도 덩달아 늘었다고 한다. 청와대 관람객은 1회차(2시간)마다 6500여명, 하루 3만9000여명에 달하는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에버랜드의 하루 입장객보다 많은 수준이다.

 

실제 지난 15일 점심 시간대 인근 식당 다수는 만석을 넘어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북적였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이번주 매출을 보면 청와대 개방 이전보다 최소 3배가 늘었다”고 반겼다.

 

다만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청와대 개방 후) 첫 주말인 만큼 테이크아웃 손님도 많고, 매출이 확실히 증가했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청와대 개방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는 22일까지로 예정됐던 청와대 개방 기간은 신청자가 231만명을 넘어서는 등 열기에 힘입어 다음 달 11일까지로 연장됐다. 일별 관람 시간과 인원은 지금처럼 오전 7시∼오후 7시 중 2시간 단위로 입장을 구분하고, 시간별 6500명, 하루 3만9000명씩만 입장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되지 않은 건물 내부는 향후 집기 이동과 정비 완료 후 개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수연 인턴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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