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에게 전할 말을 묻자 “헬로”(Hello)라고 간략히 답하고 잠시 뜸을 들이고는 “끝”(period)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 정원에서 미국 CNN방송 기자가 “김정은에게 보낼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의사를 밝힌 미국의 제안에 이제는 북한이 응답해야 할 차례라고 함축적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최근 북한의 코로나19 발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며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은 한·미의 방역지원에 응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우리당 방역정책의 과학성과 정당성을 깊이 새기고 오늘의 방역대전에서 드팀없이 구현해나가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그동안의 방역 정책이 ‘명안(名案)’이라며 자화자찬에 나섰다.
사설은 “세계 방역사에 단 한 명의 감염자도 없는 최장의 기록을 세운데 이어 돌발적인 사태 속에서도 짧은 기간에 전염병 전파 상황을 안정적으로 억제·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 당이 취한 비상방역정책이 열백번 정당하다는 것을 뚜렷이 실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중요 당 회의에서 지역별 봉쇄와 단위별 격폐 조치를 취하고 과학적이며 집중적인 검사와 치료 전투를 시급히 조직 전개했다”며 “이것은 나라의 현실적 조건에서 악성 비루스 감염증을 최단기간에 차단, 소멸할 수 있는 명안이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2년3개월간 코로나19 환자가 전혀 없는 ‘청정지역’이라고 자신해오다 지난 4월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유입된 바 있는데, 이마저도 확산세가 꺾였다고 주장한 것이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누적 발열 환자는 264만6730여명이며 사망자는 6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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