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봉사로 부부와 첫 만남
사회활동 도우며 가족처럼 지내
“장애인 등 소외층 위한 손길 절실”
대학 때 봉사활동으로 만난 시각장애인 부부와 28년간 가족처럼 지내는 한 공무원의 ‘특별한 인연’이 화제다.
23일 충북 청주시에 따르면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송옥희 팀장이 시각장애인 1급 부부와 28년간 인연을 맺고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이 사연은 시가 추진하는 ‘미담 소재 찾기’로 알려지게 됐다.
송 팀장이 1994년 대학 3학년 때 봉사동아리 활동으로 생사를 오가는 시각장애인 부부의 아내를 병간호하며 이들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됐다. 3개월여 병간호를 끝내고 일주일에 한번씩 전화 통화도 하고 명절 등에는 부부의 집을 찾는 사이가 됐다.
송 팀장은 부부와의 인연으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로 전공을 바꿨고 사회복지 공무원까지 됐다. 그는 행정·법학·사회복지학 3개 학위를 딴 부인을 시험 장소로 데려다주는 등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했다. 결혼 후 송 팀장 가족들은 대전에 갈 일이 있으면 부부의 집을 자주 찾았다. 함께 여행도 하다보니 송 팀장 자녀들도 자연스레 할아버지·할머니처럼 이들 부부를 따랐다.
송 팀장의 선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초임 발령인 문의면에서 신경섬유종으로 얼굴 혹 때문에 눈도 안 보이는 A씨에게 2003년 수술을 받게 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왔고, 사랑의 집 짓기를 연결해 보금자리를 마련해줬다. 또 2020년 우수 공무원 표창으로 받은 여행상품권을 남편에게 주고 현금 100만원으로 바꿔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후원했다.
송 팀장은 “내가 좋아서 가족처럼 지내는 것인데 부끄럽다”며 “첫 병간호할 때 할머니께서 45살이셨는데 올해 73살이 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위한 손길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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