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치러질 서울 구청장 선거 지역 중 현직 단체장의 불출마로 ‘절대강자’가 없는 곳은 10여곳에 이른다. 이 중 동대문구는 역사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편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보수당이 강하게 치고 올라온 지역 중 하나다.
유덕열 현 구청장이 3선 연임으로 출마가 제한된 동대문구에서는 여의도연구원 아젠다위원장을 역임한 이필형 국민의힘 후보와 ‘30년 토박이’ 최동민 더불어민주당후보가 맞붙는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행정관(민정수석실) 역임, 국가정보원 28년 경력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최 후보는 국토해양부와 청와대 행정관, 서울시 정무보좌관 등을 거친 도시·행정 전문가이며 동대문구에서 수십년 살아온 이력을 강조한다.
헤럴드경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조사한 지지도에서는 이 후보가 51.2%로 최 후보의 38.3% 지지율을 앞섰다. 두 후보간 격차는 12.9%포인트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를 보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나 KSOI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역대 동대문구청장 선거는 7번 중 5번을 진보 진영이 가져갔다. 그러나 ‘진보의 철옹성’이 이번엔 지켜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5년 만에 교체된 정권,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당선 가능성 등에 힘 입어 국민의힘 분위기가 급상승했다.
이러한 기세를 타고 이 후보는 ‘새 인물론’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 후보는 “동대문구 삶의 만족도가 서울시 25개 구 중 꼴찌”라고 지적하며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여년간 외면당한 구민의 바람을 실현시킨다는 각오다. 서울시, 정부와의 협업 구상안으로는 청량리를 수도권 교통의 심장으로 키우는 것을 꼽았다. 광역환승센터 구축, 강북횡단선 및 면목선, 청량리-왕십리간 철로 신설 등 국비·시비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청량리 신르네상스’ 사업 완성에 추진력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최 후보는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며 도시행정 전문가로서의 역량에 방점을 찍었다. 국토부에서 일하며 도시를 계획하고 입안한 경력, 서울시에서 경험한 지방행정 시스템, 당과 청와대에서의 정책결정 참여 경험을 구정에 반영하겠다는 설명이다. 최 후보는 ‘신(新) 동대문시대’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동대문구를 종합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곳이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중립도시 선도, 문화·체육 인프라 확충, 재개발·재건축·도시재생과 교통망 정비를 통해 서울의 중심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두 후보 모두 약간씩의 잡음은 있었다. 이 후보는 지난 28일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시대담화 토론에서 대학가 전·월세난 해결 방안을 묻는 질문에 “정부가 가난을 구제하고, 집 문제 해결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거나 “학생 때는 어떤 상황이 되어도 잘 버틸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최 후보는 과거 추 전 의원 보좌관으로서 추 전 의원 아들 부대에 군 휴가 연장을 대신 문의했던 이력이 논란이 됐다. 2020년 군에 부정 청탁을 한 혐의로 고발됐다가 동부지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국민의힘 항고 이후 서울고검에서 사건의 재수사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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