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낙태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낙태권을 지지하는 여론이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는 조사 결과가 2일(현지시간)나왔다.
갤럽이 지난달 2일부터 22일까지 미국의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가 낙태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는 갤럽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던 1995년 5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갤럽은 1996년 이후 낙태에 대한 찬성 응답은 45~50% 사이 박스권을 오갔다고 부연했다. 낙태 반대는 전체의 39%로서, 이 역시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것을 다수 의견으로 채택한 초안을 입수했다며 상세 공개한 뒤 찬반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른바 ‘로 대 웨이드’ 판결로 불리는 1973년 연방대법원 판결은 임신 약 24주 뒤에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 이전에는 낙태를 허용한 것으로, 여성의 낙태권 보장에 기념비적 이정표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연방대법원 구성이 ‘보수 우위’로 재편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방대법원이 지난해부터 낙태 가능 기준을 임신 15주로 좁힌 미시시피주의 법률을 심사하며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폴리티코의 초안 공개 뒤 비판 여론이 힘을 받으며, 민주당을 중심으로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낙태 문제를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 상원에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여성의 낙태권을 성문화해 보장하는 ‘여성의 건강 보호법안’에 대한 표결이 시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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