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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국회 정상화가 우선… 與, 野 사과 전제 법사위장 양보를” [세상을 보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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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22 06:00:00 수정 : 2022-06-22 02: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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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약속 파기 법사위장 달라는 건 잘못
與, 원구성 위해 대승적 차원 접근 필요
협치 통해 새 정부가 일할 수 있게 해야

巨野, 시행령·예산권 편성 통제는 횡포
국회 열리면 尹대통령 거부권 행사해야
與도 野도 계파정치 벗고 개혁 매진 시급

文정부 대북정책 저자세·굴욕이 문제
도발에는 적극 대응… 현정부가 정상화
대화·협력통한 평화 구축 목표는 같아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3주 넘는 국회 공백에 대해 “누구 탓할 것도 없이 여야 모두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그는 “야당이 입법폭주·약속 위반에 대해 사과한다는 전제 아래 여당이 양보하는 대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국회부터 정상화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속 고물가) 공포와 북핵 위협 등 대내외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국회는 3주 넘게 ‘개점휴업’ 상태다. 1만건이 넘는 법안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지만 여야는 폭탄돌리기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사회부총리(교육부장관)와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나 몰라라 한다. 기이한 여소야대 상황이 불러온 촌극이다. 지난 16일 만난 김근식 경남대 교수(정치외교)는 “협치를 통해 새 정부가 일을 하도록 입법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약속을 어기고 법사위원장까지 갖겠다는 건 분명한 잘못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야당의 사과를 전제로 여당이 법사위원장까지 야당에 양보하는 대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국회를 정상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사실 김 교수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김대중(DJ)정부 시절 햇볕정책의 이론적 배경을 뒷받침한 대북전문가로 손꼽힌다. 2007년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평양을 방문한 진보성향 학자다. 그런 그가 ‘조국사태’를 계기로 진보진영의 ‘이중성’을 질타하며 보수정치인으로 탈바꿈했다. 진보 쪽에서는 ‘변절자’로, 태극기 세력에서는 ‘위장 보수’라고 비난을 받지만 개의치 않는다. 여야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은 비판하는 게 학자적 양심이라는 것이다. 이후 상황은 전화 인터뷰 등으로 보완했다.

―윤석열정부 한 달을 평가하자면.

“아직 무엇을 보여주기엔 시간이 짧다. 다만 청와대에 갇혀있던 모습과 달리 국민 속으로 들어가려는 자세 자체는 높게 사줘야 한다. 청와대를 국민에게 되돌려주고, 출퇴근하면서 국민과 만나는 모습이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기자회견) 등을 보면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다.”

―검찰 편중, ‘서오남’, 여성 홀대 등 인사나 직설적 화법 논란이 적지 않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만기친람이 아니라 권한을 위임하는 스타일이다. 정치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인재풀이 현실적으로 제한적이다. 첫 정부 구성에서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을 쓰는 건 인지상정이다. 첫 내각이나 인선은 인재풀의 제약을 이해하고,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공직기강비서관, 공정위원장 등이 검찰 출신이라도 우선 일하는 것을 보고 나서 문제가 생기면 얼마든지 비판해야 한다.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싸우듯이 반박하는 자세는 올바른 자세는 아니다. ‘민변으로 도배하지 않았냐’는 식은 정치적 문법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대통령 스스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야당에 원구성 마라톤 회담을 요청했다.

“여야 막론하고 직무유기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다수당과 야당이 나눠 갖는 건 관례다. 87년 민주화 이후 관례적으로 야당에 법사위 줬다. 지금 민주당이 다수당이자 야당이라고 다 갖겠다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정권이 교체되기 전 여야가 합의한 것이다. 민주당이 당시 야당이 될 것을 알고 합의해준 건 아닐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줬어야 했다.”

―어떻게 원구성 문제를 풀어야 하나.

“최근 화물연대 파업사태 이후 안전운임제 등 후속 입법조치는 국회가 해야 한다. 원구성이 시급하다. 대통령 스타일상 거대 야당 때문에 일을 못하고 있다고 정치권을 향해 불만을 털어놓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야가 알아서 해줘야 한다. 중요한 건 약속이다. 야당은 여당의 마라톤 회담 제안에 대해 양보안부터 제시하라고 한다. 이러면 결국은 평행선만 달리다가 끝난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려면 합의를 깨고 일방 독주해왔다는 걸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러면 여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원구성이 시급하니 야당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

―야당이 사과한다고 여당이 받아들이겠나.

“협치를 하려면 여당이 양보하는 게 옳다. 이해관계를 떠나 원구성부터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윤 대통령조차 ‘국민들이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다.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에 대해 초당적으로 대응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정치권을 향한 우회적 압박이다.”

―거야가 ‘검수완박’도 모자라 시행령 통제법까지 발의했다.

“검수완박에 이어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까지 발의했다. 예결위까지 상설화하는 법안을 발의해 정부의 예산권 편성까지 감시하려 한다. 다수의 횡포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까지 갖는다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질 것이다. 그렇다고 폭주하는 거대야당과 매번 싸울 필요는 없다. 국민들이 이를 묵인할 리 없다. 민주당이 또다시 발목잡기만 일삼으면 2년 후 총선에서 심판받을 것이다.”

―민들레, 처럼회 등 정치권이 계파정치로 시끄럽다.

“과거 ‘3김시대’와 달리 지금은 계파정치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로 변질됐다. 민주당 내에는 처럼회, 민주주의4.0, 더미래 등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모임이 여러 개 있다. 사무처에 등록한 의원들의 연구모임도 많다. 취지대로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면 당내에서 다양성을 보장하는 데 필요하다. 문제는 이것이 계파로 변질되면 당대회나 경선을 앞두고 세불리기 조직으로 전락한다. 국민의힘 ‘민들레’는 동창회 수준 모임에 불과하다. 명확한 노선과 방향, 어젠다조차 없이 무조건 인수위 출신 모이라고 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국회법 개정안 등 야당의 입법폭주를 어떻게 막나.

“국회가 열리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건 단순히 국회와의 싸움 차원이 아니라 잘못된 법이니 명분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거대야당의 독주를 막을 힘이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거부권 행사는 당연하다. 정부 예산까지 개입하려는 판국이다. 난투극을 벌이면 행정부가 할 일이 없다. 매일 극단적 대치로 밤을 지새워야 한다.”

―야당 내 초선모임 등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참패하고도 당대표로 나서 당을 혁신하겠다는 건 후안무치한 일이다. DJ 때처럼 ‘나 말고 대안이 있냐’는 논리는 곤란하다. DJ는 87년과 92년 선거에 지고 정계 은퇴 후 영국으로 갔다. 94년 지방선거 때 당의 구심이 없다는 요청에 돌아온 것이다.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계양을 출마에 총괄선거위원장을 맡더니 세 달 만에 당대표를 하겠다는 건 파렴치한 짓이다.”

―여당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

“정당에 몸담지 않은 사람이 1년도 안 돼 정권교체를 이뤄낸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국민의힘이 자생적 역량을 키울 힘이 없고, 내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겼다고 자만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국민품으로 다가갈 수 있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중도정당으로 가야 한다. 지금 당내에서 경선과정이나 선거과정에서 앙금이 남아있다. 일부 모임이 상대방 입장에서는 모두 사조직이다. 지역에 고착된 정당보다는 수도권 등의 민심에 귀 기울이는 전국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새 정부의 대북 대응이 이전 정부와 달라졌다.

“현 정부나 문재인정부 모두 대화·협력을 통한 평화라는 정책적 목표는 똑같다. 다만 이전 정부 5년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저자세와 굴욕이 문제였다. 대화나 평화에만 몰입한 나머지 도발에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이를 윤석열정부가 정상화시킨 것이다. DJ 햇볕정책도 무력도발을 용납 않는 튼튼한 안보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서해에서 공무원이 피살돼도 북한의 사과 한마디에 고마워했다. 개성연락사무소 폭파는 선전포고다.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정부의 역할을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햇볕정책은 유효한 것인가.

“문재인정부가 실패한 건 1997년이나 2002년의 똑같은 햇볕정책을 기계적으로 반복한 것이다. 당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평화체제가 작동되면 핵개발 필요성이 없다는 걸 설득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남북대화의 수요도 있었다.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를 거치며 북한은 사실상 핵무장 국가가 됐다. 북한 입장에서는 ‘오불관언’이다. 남북관계 동력 자체가 사라졌다. 그런데도 정상회담만 하면 다 해결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햇볕정책의 가치는 옳지만 변화된 방식에 맞게 솔루션도 진화해야 한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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