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술 먹고 갑질… 세금 아깝다” 비난
한밤중 전북 익산시 부시장이 술에 취해 택시 기사와 시비를 벌이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경찰서장까지 거론하는 등 부적절 처신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이런 사실은 부시장이 관사로 사용 중인 한 아파트 주민이 촬영해 언론에 제보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는데, 이를 접한 시민들은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부시장이 제정신이냐, 관사에 들어간 세금이 아깝다”며 비난했다.
5일 전북 익산지역 한 시민이 제보한 영상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자정을 넘긴 시각 익산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한 중년 남성이 택시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면서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잠을 청하려던 아파트 주민들이 영문을 몰라 창문 너머로 상황을 살피는가 하면 일부 주민은 주차장으로 내려와 이들의 언쟁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 남성은 잠시 뒤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자 “익산시 부시장이고…”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힌 뒤 “내가 책잡힐 일은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라고 말했다. 이어 “자네 서장이 누구야”고 물었고 “내가 전화를 할게”라며 택시 기사와 벌인 시비를 문제 삼지말아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남성의 신분은 자신이 밝힌 대로 익산시 오모 부시장으로 확인됐다.
오 부시장은 이날 직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신 후 관사로 이용 중인 아파트로 돌아가면서 택시 기사와 마스크 착용 문제로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택시 기사가 차 안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해 바로 착용했는데도 먼저 시비를 걸어왔다”며 “그런데도 경찰에 신고해 화가 나 따져 물었던 것”이라며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출동한 경찰에게 스스로 신분을 밝혔고 서장이 누구냐고 물은 이유는 객관적으로 처리해달라는 취지였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음날 택시기사와 경찰에 사과했다”며 “시민에게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소식을 뒤늦게 접한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비난 글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술을 먹고 갑질이느냐, 관사에 들어간 세금이 아깝다. 경찰서장을 알아서 어떻게 하려 했느냐. 자치경찰제가 걱정스럽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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