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8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진영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이후 한국의 외교 전략이 주목된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은 다음날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G20 외교장관회의는 7일 오후 환영리셉션을 시작으로 8일 개회식에 이어 ‘다자주의 강화’를 주제로 한 1세션과 ‘식량·에너지 안보 대응’을 주제로 한 2세션 순서로 진행된다.
G20은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이 함께 국제경제협력을 논의하는 회의체로, 나토처럼 정치·군사안보 문제를 다루는 장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친 여파가 열띤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량·에너지 안보가 의제로 다뤄지는 만큼 현재의 위기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G7과 서방의 대러 제재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간에 거친 공방이 예상된다.
이번 회의는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G20의 외교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데, 특히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 함께 참여하는 다자 외교장관회의에 사실상 처음으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 때문에 각국의 외교장관들이 회의장에서 라브로프 장관을 어떻게 대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외교부 당국자는 “(박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이) 여러 번 조우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는 한국 정부가 그간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고, 그런 입장에서 러시아 장관과 조우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첫 대면 회담 성사가 유력하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서방에 한 걸음 더 밀착한 새 정부가 대중국 관계 기초를 놓을 중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1주일 만에 한·미·일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도 높다.
미국과 중국의 외교수장도 양자회담을 갖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장관이 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왕이 부장과 만난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과 왕이 부장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의 만남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양국 외교수장의 회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권, 동·남중국해 문제, 대만 등 다양한 현안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침공과 관련해 중국의 지원 행위에 대한 사전 경고를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제 규칙에 기반한 무역 질서 등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면서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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