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시 용지면에 사는 주민 A(62·남)씨는 지난 6일 오후 4시쯤 자신의 밭에서 갑자기 어지럼증과 오심으로 쓰러졌다.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4.7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야외에서 장시간 농사일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그는 119 구급차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서야 건강을 회복했다.
지난 2일 오후 1시40분쯤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 사는 주민 B(79·남)씨도 뙤약볕이 내리쬐는 밭에서 홀로 일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B씨는 다행히 주민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돼 의식을 회복했지만, 어떻게 쓰러졌는지 기억조차 없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날 임실군에서는 주민 B(45)씨가 오전 내내 테니스 운동을 즐기고 귀가했으나 근육경련 등 열탈진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최근 전북지역 낮 최고 기온이 연일 33도를 웃돌고 습도가 70%를 넘나드는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온열질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7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관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23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올해 들어 온열 질환자는 35명으로 늘었다.
질환별로는 땀을 많이 흘려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감, 근육경련, 어지럼증 등이 발생하는 열탈진이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팔, 다리 등에 근육경련이 일어나는 열경련 10명,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열실신 4명, 심한 두통과 오한, 의식장애 등을 유발하는 열사병 2명 순이다.
전북지역 온열질환자는 2019년 76명에서 2020년 80명, 지난해 99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온열질환자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고 그 숫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장수군 야산에서 6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쓰러진 이후 지난달에만 1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달 들어서는 첫째 주말 10명, 6일 6명 등 23명이 발생했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때이른 폭염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으로 온열 질환자가 늘고 있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한낮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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