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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강제 북송, 文정권 안보 농단”… 野 “거짓말 믿을 국민 없다”

입력 : 2022-07-15 06:00:00 수정 : 2022-07-15 07: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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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법 무시하고 북송 결정
정치권력 위해 인간 생명 이용”
안철수 “북한 눈치보기 결과물”
김기현 “韓, 비정상 국가로 전락”

별도 TF 만들어 진상조사 예정
野에 “北인권재단 협조” 압박도

우상호 “정략적이라 볼 수 밖에
통일부, 장관 바뀌자 입장 바꿔”
윤건영 “어민 아닌 살인 용의자”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문재인 정권 당시 발생한 2019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 “국정조사와 특검 등 구체적인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집권 여당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이어 문재인정부의 북한 관련 이슈를 정조준하며 ‘진상조사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여권이 전 정권 사건을 잇달아 파고들면서 정국이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 권력을 위해 인간의 생명을 이용한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직무대행은 그러면서 “헌법과 법률에 따르면 (탈북 어민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럼에도 문재인정부는 법을 무시하고 귀순 진정성 운운하며 정치적 독심술로 강제 북송을 결정했다”며 “인권변호사 문재인과 대통령 문재인 중 누가 진짜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에서 탈북 어민 북송 조치를 겨냥한 파상공세를 펼쳐 문재인정부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탈북 어민 두 사람이 살인했다는 문재인정부의 말만 있지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며 “명명백백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석 최고위원은 “탈북 어민을 강제 북송한 문재인정부의 처사는 대한민국을 인권 후진국으로 만든 야만적 행위”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중진 의원들도 여론전에 가세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문 정권의 북한 눈치 보기의 또 다른 결과물이었고, 안보 농단 중 하나”라며 “북한으로 강제추방을 결정하는 불법을 저지른 책임자와 관련자들에 대해선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도 “대한민국을 비정상 국가로 전락시킨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반인권주의자 문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그날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석고대죄 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국가 안보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청와대 행정관의 합동참모의장 소환 조사, 삼척항 목선 귀순 사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등 문재인정부 당시 북한 관련 안보 이슈를 파고들고 있다. 여권이 지지율 하락세를 반등시킬 카드가 마땅치 않자 전 정권을 겨누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TF 부위원장을 맡은 신원식 의원은 이날 문재인정부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주도해 ‘단순 사유로 북방한계선(NLL)을 넘는 북한 선박은 나포하지 말고 돌려보내라’는 내용으로 북한 선박 대응 매뉴얼이 개정됐다고 주장했다. TF는 지난 3월 북한 인원 7명이 탄 경비정 1척이 NLL을 남하해 넘어오자 인력과 선박을 그대로 북송한 문제 등도 확인 중이다.

여권은 더불어민주당의 비협조로 출범이 지연되고 있는 북한인권재단 구성도 추진하며 대야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권 직무대행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북한인권재단을 빨리 구성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야당 추천 몫인 5명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지금 원내 협상을 하고 있는데 아직 결론이 안 났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인권재단은 2016년에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설치해야 하는 통일부 산하 정부기구다. 북한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연구 및 정책개발 역할을 담당한다. 민주당이 이사 추천을 거부하면서 6년째 설립이 불발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110대 국정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文정부 괴롭히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역공 나선 野 “그땐 왜 문제 제기 안 했나”

 

탈북 어민 강제 북송을 둘러싼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의 집중공세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왜 당시에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나”라며 반격에 나섰다. 당시 문제 삼지 않은 사건을 지금 와서 ‘반인륜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그렇게 반인도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행위면 북송했을 때 왜 가만히 계셨나”라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건 정략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이 사건에 분노했다면 당시에 문제 제기하고 그때 싸우셨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우 위원장은 현재 여당인 당시 야당 의원들도 목욕탕 등에서 만나 놀랍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이제 와서 써먹으려는 건데 순수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통일부가 흉악범이라도 무죄 추정 원칙에 입각해 북송은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과 관련해선 “통일부도 얄미운 것이, 그때는 잘했다고 하고는 장관이 바뀌었다고 그렇게 입장을 바꾼다”며 “장관 바뀌었다고 번복시키는 것은 공무원들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도 비판 발언이 나왔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윤 정부는 16명을 끔찍하게 살해한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의 진실은 감추고 통일부가 가지고 있던 사진 몇 장을 꺼내 종북몰이에 혈안”이라며 “‘늑대가 나타났다’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을 믿을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사진은 탈북어민이 몸부림치며 북송을 거부하는 모습. 연합뉴스

민주당은 탈북 어민의 귀순 진정성을 믿기 어려웠고 우리 사회에 위협이 될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역공에 나섰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로 귀순하려던 선량한 어민이 아니라 16명을 죽인 엽기적 살인 용의자들”이라며 “이들을 대한민국 정부 세금으로 보호할 것인지 판단해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북한이탈주민보호법’에 살인과 같은 중대 범죄를 저지른 탈북자는 보호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부분이 있다”며 당시 북송은 법적으로 문제없는 판단이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윤 정부가) 문 정부 괴롭히기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고 본다”며 윤 정부가 외교·안보 사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병관·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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