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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의 재산권 침해, 법정서 따지자” [민선8기 단체장에 듣는다]

입력 : 2022-07-19 06:00:00 수정 : 2022-07-19 00: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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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임 구청장을 만나다 - 서강석 송파구청장

“풍납동 재건축 등 철저히 제한
소송밖에는 해결할 방법 없어
송파대로 주변 상업지역 확대
한국판 샹젤리제 거리 만들 것”

서강석 신임 서울 송파구청장이 ‘문화재 독재’와 한판을 선언했다. 입법 취지와 맞지 않는 문화재청의 행정을 법정에서 따져보겠다고 나섰다. 송파구에서 한성백제 시대 집터, 유물이 나올 때마다 주민이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해서다. 송파구는 풍납토성·몽촌토성을 품고 있어 문화재 보존과 지역개발 사이 균형추를 맞추는 일이 난제다.

서강석 신임 서울 송파구청장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로 구민과 소통하며 ‘다시 뛰는 송파’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송파구 제공

18일 송파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서 구청장은 “문화재 보호라는 말 하나로 너무 많은 문화재청의 독재가 시행됐다”며 풍납동을 예로 들었다. 풍납 1·2동은 1990년대 재건축 사업 도중 삼국시대 문화재가 발견돼 전체가 일괄보존으로 결정됐다. 아파트 건축과 지하 굴착은 꿈꾸기 힘들어졌다.

서 구청장은 “풍납동 주민들이 문화재가 나온다는 이유로 20년 넘게 재산권을 철저히 제한받고 있다”며 “이렇게 재산권을 침해해도 되는지 판단 받으려면 문화재청과 소송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목표를 위해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이는 ‘문화재 독재’”라고 못 박았다.

송파구는 풍납동 주민을 대신해 법정 다툼에 나서려 한다. 서 구청장은 “현재 법리 검토 중으로, 대형로펌과 계약해서라도 이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문화재청이 풍납동의 빈 공간에 큰 박물관을 지어서 문화재를 보존하고, 나머지 지역은 지하 5층, 지상 50층까지 아파트를 짓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송파구는 이미 풍납2동 복합청사와 관련해 문화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청사 신축 과정에서 백제 문화층 내 주거지, 수혈(땅 아래로 판 구멍) 등 93기의 유구가 나오자 문화재청은 ‘현지보존’ 조치를 통보했다. 송파구는 이에 맞서 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문화재보호법상 주거지는 기념물인 문화재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송파구에서는 이 외에도 올림픽스포츠 콤플렉스 조성 부지, 잠실진주 아파트 재건축 부지, 방이2동 공공청사 복합개발 부지, 방이동 한미약품 신축 부지에서 백제시대로 추정되는 집터와 유물이 나와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합리적인 문화재 보존과 함께 서 구청장이 공들이는 또 다른 사업은 송파대로를 한국판 ‘샹젤리제 거리’로 만드는 일이다. 송파대로는 잠실역부터 성남 초입까지 길이 6.2㎞의 대로지만, 주변 환경이 낙후됐다.

서 구청장은 “테헤란로는 다 고층건물인데 송파대로는 건물이 나지막하다”며 “주변에 상업지역을 확대해서 번듯한 건물이 들어오게 하고 몇백 미터는 자유광고물 특화거리로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지난 6일 첫 직원 조례에서 “구민은 민원인이 아니라 주권자이고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철학에 맞춰 그는 민원행정과를 신설했다. 구민이 민원 부서에 가서 노심초사했던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다. 앞으로는 민원행정과 직원이 민원인을 대신해 담당 과를 상대하며 결과를 받아주게 된다.

송파구민의 최대 관심사는 재건축·재개발이다. 서 구청장은 신속 추진을 자신했다. 20대 중반 행정고시로 공직자에 입문해 33년간 서울 시정을 경험한 이력 때문이다. 그는 “서울시 주택기획과장 시절에 잠실 리센츠, 엘스 사업계획 승인을 다 내줬다”며 “그때 안 했으면 개발이 한참 늦어졌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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