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0억원대의 보조금이 투입되지만 효율성이 떨어져 ‘물먹는 하마’로 불리는 제주 버스 준공영제를 손질한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용역’ 중간보고 검토 결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버스 준공영제 및 대중교통체계 개편 등에 대한 세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개선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도는 2017년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과 함께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지만 재정 지원 부담과 비효율성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도는 버스 준공영제 성과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재정 절감과 합리적 노선 운영 방안 등을 도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용역’에 착수했다.
용역의 과업 내용은 대중교통 수요, 노선 운영, 노선 효율, 보조금, 이용차 측면 만족도 등에 대한 분석이다.
대중교통 수요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강화된 방역조치로 2020년 수요가 전년 대비 22% 감소한 뒤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대중교통은 단거리 위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제주시 통행이 전체의 72.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고령화 추세에 따라 대중교통 무료 이용 비율이 2021년 27.8%에서 2025년 32.8%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노선 운영 버스 대수는 준공영제 이전보다 크게 늘었지만 평화로와 번영로 중심 노선에 편중되고, 이용객이 많은 시간과 적은 시간에 동일하게 배차가 이뤄지고 있어 이용수요 대비 효율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선 효율성은 운행 당 이용객수가 가장 많은 제주시 간선버스를 포함해 전 노선에서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이용객수가 회복되지 않는 추세다. 또한 제주시·서귀포시 읍면지선 등은 운행 당 평균 10인 이하 탑승으로 낮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또 수요 증가와 비교해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운송 원가 증가율이 높지만, 이용자 1인당 대중교통 평균 요금이 833원으로 낮게 나와 보조금을 현재보다 더 투입해야 한다는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버스준공영제 9개 업체에 투입되는 보조금은 2017년 275억원, 2018년 913억원, 2019년 910억원, 2020년 977억원이다. 지난해에는 1039억원가량의 보조금이 투입됐다.
이용자들은 버스 배차, 차내 혼잡, 노선 굴곡, 환승 불편 등을 불편사항으로 꼽았다. 향후 배차간격과 안전운전, 차내 환경, 환승연계 등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다.
도는 올 하반기에 중간보고회와 최종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영훈 지사는 “버스 준공영제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분석·진단해 대중교통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재정 부담 감소와 버스 노선 재정비, 이용 수요 제고를 통해 도민의 일상이 더 나아지도록 적극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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