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중징계 후 ‘黨 투톱’ 독식
대통령실 사적채용 말실수 이어
‘내부총질’ 尹문자 유출로 치명타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행 체제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헛발질을 거듭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면서 권 직무대행의 리더십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직무대행은 지난달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직후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가동하며 위기를 수습하는 듯 보였다. 당시 일각에서는 임시 전당대회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권 직무대행은 당의 ‘투톱’을 독식하며 이 같은 의견을 일축했다.
“수권 정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던 권 직무대행의 다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이은 실수로 이어졌다. 지난달 14일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라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후 그동안 하루걸러 나오던 시사 프로그램 출연도 자제하고,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는 등 몸 사리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대표를 ‘내부총질 당대표’에 빗대는 윤 대통령의 문자를 유출하면서 ‘리더십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권 직무대행이 원내대표에 오를 당시인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를 웃돌았으나, 원내대표 취임 100여일 만에 지지율은 곤두박질쳐 20%대에 진입했다. 그 사이 당의 엇박자 행보가 연일 이어졌고 지리멸렬한 모습만 연출했다. 특히 야당과 원구성 협상에서도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한 채 시간만 끌면서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당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사이에도 불화설과 권력투쟁 양상까지 나타나며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결국 배현진 최고위원에 이어 이날 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까지 사퇴하자 권 직무대행도 떠밀리듯 결국 직무대행을 내려놓겠다 했다. 권 직무대행의 원내대표 임기는 내년 4월까지인데, 현재 상황에서는 이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이날 3선 국회의원 출신의 김태흠 충남지사는 “참다 참다 한마디 한다. 집권 여당은 대통령과 함께 국정운영의 무한 책임을 지는 운명공동체인데, 지금 국민의힘 모습은 함께 책임지려는 모습은 없고 사심만 가득한 권력 쟁탈과 무능뿐”이라며 “국민의힘은 재창당의 각오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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