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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곧 정착할 치타들…가장 무서운 적은 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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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3 14:10:00 수정 : 2022-08-03 15: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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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1952년 자국에서 멸종한 치타 복원 추진
아프리카 남부의 나미비아에서 16마리 데려와
최대 난관은 표범… 전문가 "치타가 견뎌낼 것"

인도가 70년 전 자국에서는 멸종한 치타를 아프리카에서 들여와 복원하는 ‘작전’에 착수한 가운데 낯선 인도 자연에 적응할 치타들의 이송이 시작돼 국제사회 이목이 쏠린다. 인도 환경당국이 바라는 대로 치타가 인도 생태계에 정착하려면 먼저 표범의 공격부터 잘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 남부 나미비아의 자연보호 구역에서 포획된 것들을 포함해 총 16마리의 치타가 인도 땅으로의 기나긴 여정을 앞두고 동물 보호시설 등에서 임시 수용생활을 시작했다. 이 기간 수의사들은 치타를 상대로 광견병, 기생충 등 다양한 검사를 실시한다. 비행기로 이동하는 도중 질병에 걸려 죽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선인데 인도 땅에 도착해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의미도 있다.

달리는 치타. 시속 113㎞까지 낼 수 있는 치타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로 불린다. 게티이미지 제공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판명나면 치타 16마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보내진 뒤 그곳에서 화물기를 타고 인도 델리로 향한다. 기내에 있는 동안 치타에겐 마취에서 깨어나기 위한 해독제, 행동을 안정시키기 위한 진정제만 투여될 뿐 먹이는 제공되지 않는다. BBC와 인터뷰한 한 치타 전문가는 “보통 치타는 사흘에 한 번꼴로 15㎏가량의 고기를 먹는다”며 “긴 여행 전에 치타에게 먹이를 줬다가 나중에 자칫 아파서 토할 때 숨이 막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여행 내내 수의사가 특수 상자 안에 갇힌 치타 곁을 지키며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시 응급조치를 취하게 된다.

 

델리에 도착한 치타들은 앞으로 새 보금자리가 될 마디아프라데시주(州)의 쿠노 국립공원으로 이동한다. 처음 2개월 동안은 울타리로 외부와 격리된 비교적 좁은 구역 안에서 적응기를 갖고, 문제가 없겠다 싶으면 11만5000㏊(1150㎢) 면적의 널찍한 국립공원에 방사된다.

 

국립공원 안에선 사슴과 인도 가젤, 뿔 달린 영양 등 초식동물이 치타의 먹잇감이 될 전망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 해당 지역에는 표범도 살고 있는데 치타가 과연 이들과 싸워 이길 수 있느냐다. 치타는 고양이과 맹수 중에선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편이다. 그 때문에 아프리카에서는 사자, 표범, 심지어 하이에나한테도 먹이를 빼앗기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기까지 한다. 현재 쿠노 국립공원에선 표범이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노릇을 하는데, 일각에선 표범이 새끼 치타를 물어죽일 가능성을 우려한다.

아프리카 남부 나미비아에 서식하는 치타들. 현재 전 세계에 서식 중인 야생 치타는 7000마리가량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절반쯤이 나미비아 및 인근 보츠와나에 살고 있다. 게티이미지 제공

전문가들의 견해는 좀 다르다. 이번에 인도에 들여오는 치타들은 동물원에서 자란 게 아니고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자연보호 구역에서 스스로 사냥도 하며 살아온 야생동물이다. 당연히 표범을 겪어봤고 먹잇감을 놓고서 경쟁한 경험도 있다. 쿠노 국립공원의 한 관계자는 BBC에 “어느 정도 자란 치타들의 경우 공원 안에서 표범과 맞부딪혀 다소 위험한 상호작용을 하게 되더라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치타 정도 크기의 대형 육식동물을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옮겨 야생동물로의 복원을 시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는 원래 치타 중에서도 ‘아시아치타’로 불리는 종이 서식했으나 밀렵과 막잇감 감소, 서식지 축소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줄다가 1952년 완전히 멸종했다. 현재 아시아치타는 이란에만 10여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귀하신 몸’이라 이란 정부는 아시아치타의 해외 반출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이에 인도는 아프리카로 눈을 돌려 나미비아에서 치타를 도입해 야생동물로 복원키로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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